세계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국가를 넘어선 국제기구 일자리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자신의 능력을 더 큰 세계에 펼쳐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제기구 직원은 국제공무원으로서 정년퇴직 연령(62세)까지 신분보장을 받을 수 있고 복지가 잘 돼있어 직장으로서의 매력도 크다. 또한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고 여성을 배려하는 제도들이 잘 되있어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 /일러스트레이션 조영현

그러나 이처럼 국제기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높은 데 반해 그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아, 국제기구에 진출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모르는 대학생들이 많다. 뉴욕에서 열린 ‘모의유엔’을 다녀오고 국제기구 일자리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대학교 국제학대학원 이유정씨(국제협력·석사4학기)는 “대다수의 학생들이 국제관계학을 전공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유엔은 경제, 경영, 교육, 미디어 등 여러 가지 분야의 전문가들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제기구는 특정한 분야의 전문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지원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최소한 학사학위 이상의 학력이 있어야 하며, 실질적으로 석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을수록 유리하다. 또한 유창한 영어실력이 필수적이며 회화뿐만 아니라 문서작성 능력도 갖춰야 한다. 이외에도 불어, 스페인어, 중국어, 러시아어, 아랍어 등 유엔 공용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며 그중에도 불어를 할 수 있으면 유리하다.

국제기구에서는 채용되면 바로 일할 수 있는 숙련된 인력을 원하므로 지원하고자 하는 분야에 관련된 경력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국제기구에 취업하기를 원한다면 지금부터 자신이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그에 대한 경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이씨는 “유엔 본부에서 진행하는 인턴십을 경험해 보는 것이 유엔이라는 조직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여러 가지 봉사활동 경험을 쌓아두는 것도 좋다. 특히 한국국제협력단(KOICA)나 유엔에서 파견하는 유엔봉사단에 지원해서 봉사 경험을 해 보는 것이 유익하다. 2006년 1차 코이카 일반봉사단원으로 우즈베키스탄에 한국어 교사로 파견될 예정인 주민서양(경영/중문·04)은 “한국어학당과 외국인 노동자센터에서 교사로 자원봉사를 했던 것과 중국, 아프리카에서에서의 교사 경험이 선발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기구에 지원하기 위한 경로는 굉장히 다양하다. 일단 외교통상부가 주관하는 JPO(Junior Professional officer, 초급전문가) 제도가 있다. 이는 장래에 국제공무원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우리정부의 지원을 통해 2년 간 유엔의 각 기관에 파견되는 것이다. JPO 제도는 근무하는 동안 업무성적이 좋으면 유엔의 직원으로 채용하므로 유엔진출의 지름길이라고도 한다. 또 각종 인턴십 등을 지원하는 곳이 많으므로 이를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다. 코이카 봉사기획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서미영씨는 “최근 들어 여성부 등 정부 각 부처들이 선발을 통해서 국제기구 인턴십 파견에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며 “특히 여성부에서는 국제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국제전문 여성인력 양성을 위해 이러한 제도를 활성화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국제기구를 지원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세계 각국의 뛰어난 사람들이 지원하는 만큼 경쟁률도 높고, 강한 신념 없이 낯선 타지에서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생활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사회를 무대로 인류 전체의 공동 발전에 이바지할 열정이 있는 당신이라면, 그 꿈을 향해 달려 보는 것도 멋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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