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이 단어만큼 우리 민족으로 하여금 설레면서도 비장한 느낌을 주는 단어는 찾기 힘들 것이다. 여러 종류의 생물들과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진 천혜의 지역이자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한일 양국의 끊임없는 분쟁과 갈등을 유발하는 진앙지, 독도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독도, 자원의 보고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을 떠나, 넘실대는 파도를 타고 흔들리는 배에서 말 그대로 ‘울렁대는’ 배멀미와 함께 밟은 땅은 독도를 품에 안고 있는
화산섬 울릉도다. 이곳에서 배를 타고 1시간 정도 동쪽으로 더 나아가면 독도가 있다.
울릉도에는 독도 해역에서 어업을 하는 주민들이 많다.
울릉도 도동항에서 만난 정훈일씨(42)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울릉도·독도 어장에서 얻을 수 있는 수산물 종류만도 40여 종이 넘는다”고
말했다. 정씨는 “유명한 오징어 외에도 전복·소라·해삼·문어 등이 풍부한 국내 최고의 어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정씨의 말대로, 독도 해역은 북쪽의
찬 북한 한류와 남쪽의 따뜻한 대마난류가 교차하는 조경수역이다. 그러므로 이곳에는 한류 어종과 난류 어종이 공존하는 천해의 어장이 형성되며,
해조류 역시 1백60여 종이 넘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독도는 괭이갈매기와 바다제비 등의 조류들이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제3백36호로 지정된
곳이며 철새들이 내왕하는 과정에서 쉬어가는 기착지 역할을 하는, 그야말로 생태계의 요지인 것이다.
독도의 주민, 독도경비대
울릉도에서 배를 타고 동쪽으로 출발한지 1시간 정도가 흐를 무렵, 어슴푸레 창 밖으로 새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뒤로,
흐릿한 안개 속에 독도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높은 파도로 인해 입도는 물론 가까이 다가가기에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배는 독도를 향한 사람들의
열망과 함께 조금씩 독도에 다가갔다.
어느덧 눈 앞으로 다가온 독도는 괭이갈매기들로 덮여 있었다. 그 흰 물결 사이로 독도를 구성하고 있는
두 섬 중 동도의 정상에 설치된 경비센터와 막사, 등대가 눈에 들어온다. 서도의 어민숙소를 제외하면, 독도에 거주하는 유일한 사람들, 즉
독도경비대가 근무하는 곳이다.
▲ 동도 정상에 있는 등대와 독도 경비대가 근무하는 곳. /사진 조진옥 기자 gyojujinox@yonsei.ac.kr | ||
독도 분쟁, 그리고 미래
얼마 전 일본의 야소 타로 외상이 ‘편협한 민족주의’를 언급하면서 독도 분쟁을 중심으로 한일 양국간의 외교관계에 또 다시 긴장감이 일고
있다. 독도를 둘러싼 양국 간의 분쟁은 지난 1951년에서 1965년에 걸쳐 진행됐던 국교정상화 협상에서 미뤄진 이후 40년을 넘게 계속돼고
있다. 현재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논쟁의 주요 쟁점 중 하나는 독도의 역사와 관련된 것이다. 과거부터 계속된 소유권 논쟁과 점유권 주장에 대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앞으로 전개될지 모르는 국제재판에서의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독도의 역사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었다. 독도박물관 이용두 사무장은 “독도의 역사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은 독도를 지켜내기 위한 필수적인 과제”라며 “독도가 우리의 영토임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독도의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 반드시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역사적 논쟁 외에도 우리
정부는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가 독도와 가깝다는 점 △카이로 선언과 국제법상의 근거 등을 내세우며 독도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한국이 3백년간 독도 점유권을 방치했 으며 그 기간동안 일본이 실질적으로 독도를 점유했다는 점 △1905년 시마네현 조처를 통해 원시적 권원을
확정적 권원으로 정립했다는 점 등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독도지킴시민연대 김승영 대표는 “일본은 독도의 고유 영토설과 편입설을
상황에 따라 바꿔가는 등 주장의 일관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시마네현 조처 역시 독도 이외의 영토엔 적용하지 않고 독도에만 한정짓는 등의
허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덧붙여 “독도에 관한 일본의 논리에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국제재판소에서도 통할 수 있는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해 상에 떠 있는 조그만 2개의 섬. 그러나 이 작은 섬이 가지고 있는
중요성은 구체적인 지식이나 수치가 아니라도 이미 사람들의 마음 속에 하나의 정신으로 받아들여져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독도’라는
이름이 사람들을 하나로 단결시키는 것처럼 이제는 우리가 힘을 모아 독도를 지키기 위해 나설 때라고, 독도의 바다는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