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CBT 형식의 토플 시험을 보고난 후 낮은 점수에 실망한 허아무개양. 그러나 이제 곧 CBT가 아닌 IBT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더 큰 절망에 빠진 그녀. 이것은 현재 많은 대학생들의 모습이다.

▲ CBT와 IBT의 경계선 위의 학생들 /그림 서리

토플 시험을 주관하는 미국 ETS사의 발표에 따르면 토플은 원래 이번 5월부터 IBT(Internet-Based Testing)로 바뀌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일정이 미뤄진 상태이며 최근에는 6월 분까지 CBT 접수등록을 받았다. 한미교육위원단에서는 “ETS와 프로메트릭사의 사정으로 IBT 업무가 연기되고 있다”고만 밝히고 있으며 이로 인한 수험생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유학이나 방학때마다 있는 교환학생 선발, 영어과목 waive제도 (학부기초 영어수업들을 토플점수로 면제받는 것) 등에 필수적 요소인 토플. IBT 방식은 어떤 시험이며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우선 가장 큰 특징은 말하기가 도입되고 문법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한국학생들의 점수 상승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던 문법이 없어지고 말하기 영역이 생긴다는 것은 많은 학생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듣기와 말하기, 읽고 듣고 말하기, 읽고 듣고 쓰기 등 통합형 문제가 출제된다는 것도 예전 시험보다 까다로워진 점이다. 또한 독해에서도 문제의 지문이 길어지며 어휘 역시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다.

토플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그러나 모든 문제에는 해결 방법이 있는 법. 바뀐 토플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점수 올릴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드림 어학원 이현옥 원장은 “듣기의 경우 기존 CBT교재의 파트 B 부분인 강연과 긴 대화 부분을 들으면서 주요 내용을 메모하고, 요점을 몇 개의 문장으로 요약하는 연습을 하라”고 권한다. 또한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되도록 자주 영어를 듣는 것도 확실한 공부법”이라고 공부방법을 제시했다. 말하기는 다른 섹션을 공부할 때 익혀뒀던 표현들을 외운 뒤 그것을 기본 틀로 두고 새 문장을 응용해서 말해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기존 185개의 영작 주제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개별 주제 유형은 준비시간 15초, 녹음은 45초라는 사실도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 듣기·읽기·말하기 통합형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lecture를 듣고 요점을 말해보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다.
새 토플의 독해 유형은 CBT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지문이 더 길어지기 때문에 평상시 속독 훈련을 해야 한다. 이 원장은 “실전 연습을 할때는 모르는 단어에 신경쓰지 말고 흐름을 파악해야 하지만 어휘는 여전히 꽤 비중이 크므로 속독한 후에 꼭 그 뜻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작문의 유형 2는 지금의 TWE와 동일하게 준비하면 되며, 유형 1은 읽기·듣기·쓰기 통합 유형으로 한가지의 주제로 읽기·듣기가 제공되는 자료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주제는 같지만 내용이 다른 두 자료를 비교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시험후기’… 실력보다 운 ?

토플 시험만의 보너스 힌트인 ‘시험후기.’ 이것은 대학교 시험의 ‘족보’와 비슷한 것으로 많은 수험생 애독자(?)를 갖고 있다. 모 학원 게시판에는 수많은 후기들이 올라와 있으며 이는 실제 시험에서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주변에서 후기 덕분에 점수가 대폭 상승하는 경험을 한 친구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후기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엄청난 운의 소유자가 아닐 가능성이 90%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라며 “공부 80% 후기 20% 정도가 적절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토익 역시 오는 28일 제161회 정기시험부터 ‘뉴토익’으로 바뀐다. 그 변화를 몇가지로 요약해보면 듣기와 독해 지문이 길어지고 화자의 발음 및 악센트가 영국, 호주 등으로 다양화되며 대화와 질문이 음성화된다. 또한 지문을 바탕으로 한 문장 완성 문제를 통해 문맥 이해능력을 측정하게 되며 두 개의 지문을 연결해 푸는 독해 문제도 생기고, 듣기 첫 파트인 사진 묘사 문제의 감소와 틀린 문장 고치기의 폐지 등도 새로워진 점이다. 토플만큼은 아니지만 꽤 많은 것이 변화하는 토익. 최근 시험부정, 점수에 대한 불신 등 부정적인 면이 많이 부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과 기관에서 취업, 인사고과 등에 쓰이는 토익 역시 새 유형에 익숙해지는 노력이 필요하다.

▲ 미국 유학을 위한 필수 시험 중 하나인 토플 /일러스트레이션 조영현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영어는 필수가 돼가고 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토종’ 한국 사람에게 바뀌는 영어시험이 꽤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유학이나 교환학생의 꿈을 버릴 수는 없는 일. 특히 교환학생 선발에서 토플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 올바른 마음가짐과 대처법으로 원하는 점수를 얻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비싼 응시료만큼의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좀더 조준을 다듬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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