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인의 생활공간, 신촌을 알아보다

▲ /일러스트레이션 조영현

 

‘신촌이요? 제 2의 고향이죠!’
매일매일 학교를 오고가는 연세인들에게 신촌은 어느덧 스스로의 고향만큼
친숙한 곳으로 자리잡고 있다. 신촌에서 보내는 시간이 집에서 머무는 시간보다 더 많으며, 핸드폰의 지역할인제도를 이용할 때 반드시‘신촌’지역을 포함시키는 행동들은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연세인의 생활터전인 신촌에 대해 모두가 한번쯤은 궁금해했을, 그러나 잘 모르고 있었을 법한 내용들을 알아보기로 하자.

새터말이라 불러다오

신촌 전철역에서 이대 방향으로 가는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으면 다채로운 모습으로 장식된 기둥 중 신촌과 관련된 다양한 단어들이 서로 엉켜 새겨진 것을 볼 수 있다. 그곳에 새겨진‘새터말’이라는 단어가 바로 신촌의 옛 이름이라고 한다.‘새로운 터전의 마을’이라 불리던 것의 줄임말인 새터말은 이태조가 개경에서 한양으로 천도할 때 답사하는 중 이곳을 새로운 도읍지로 정하려고 지금의 신촌지역을 명명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이런 새터말의 의미는‘새로운 마을’을 뜻하는 신촌의 한자어풀이와 일치한다. 도읍지의 후보지로 선정됐을 정도니 신촌의 지리적 위치가 좋다는 것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신촌 ≠ 신촌동

그렇다면 우리가 보통‘신촌’이라고 일컫는 지역의 범위는 정확히 어디까지일까? 사실 신촌은 행정구역상 명확히 명시돼 있지 않다. 우리가 신촌과 같은 범주로 알고 있는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신촌동은 법정동으로 우리대학교 부지 일대를 일컫는다. 신촌의 중심지로서 연세인들이 매일 걸어다니는 명물거리는 사실 창천동에 속해있으며, 우리대학교에서 이화여대까지의 길은 대신동의 범위에 들어간다. 또한 서강대 주변은 노고산동에 속해 있다. 즉, 행정구역으로의 신촌동과 우리가 생활하는 신촌의 범위는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변해가는 신촌, 긍정과 부정

지금까지의 신촌은 어떻게 변해왔고, 또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 명물거리에서 지난 1984년부터 가게를 운영해온 초원꽃집 강병현 대표는 “데모가 한창이던 80년대와 같은 대학가의 분위기를 이제는 신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신촌의 외향적인 변화에 대해 그는“옛날에는 신촌지역 곳곳에 서점이나 책방 등 대학가의 문화를 구성하는 점포들이 많이 있었다”며 “요새는 그 자리 대신 노래방이나 화장품가게 등 시대적인 유행을 타는 상업적인 가게들이 많이 들어섰다"며 시대상의 변화를 아쉬워했다.
 이처럼 과거부터 꾸준히 변해온 신촌은 현재에도 그 모습이 끊임없이 바뀌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04년부터 서울시 주관으로 시공에 착수한 신촌민자역사 사업은  오는 8월경 마무리될 예정이다. 기존의 신촌기차역 옆에  문화광장, 중앙광장, 휴게광장 등 3개로 구성된 1천8백여평 규모의 시민광장이 조성된다. 우리대학교에서 이화여대로 올라가는 길목에 조성되는 이 공원은 신촌 지역의 문화증진에 큰 몫을 담당할 것이다. 하지만 광장과 더불어 지상 6층의 대형 쇼핑몰인 밀리오레와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메가박스가 함께 입점하게 돼 변화의 흐름이 상업적으로 변질될 우려 역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새 신, 마을 촌. 늘 새로운 마을의 모습을 띠기 위해 새터말은 그곳을 이루는 젊은이들만큼 신선한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하지만 신촌이 단순히서울 최고의 ‘상권’으로 자리잡는 데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대학가에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낭만과 함께 발전해 갔으면 하는 것이 신촌을 사랑하는 ‘신촌폐인’들의 바람이 아닐까.

/이민성 기자

 wait4yo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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