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이 뜨고 있다!!

전철을 타거나 학교를 지나가다 보면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시대에 맞춰 책 역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전자책’의 등장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한국전자책컨소시엄은 올해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는 작년의 두 배에 해당하는 1천억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실제로 전자책 사용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나날이 위상이 커지고 있는 전자책. 전자책의 어떤 점이 우리를 매혹시키고 있는 것일까.

단순한 데이터가 전자책이 되기까지

전자책을 살펴보기에 앞서 전자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출판되는지를 살펴보자. 먼저 출판사나 저자와의 계약을 통해 저작권과 전송권에 대한 협상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계약이 이뤄지면 출판사를 통해 책의 내용을 담은 데이터 파일들을 전송받는다. 하지만 데이터 파일만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전자책의 형태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최대 전자책 출판업체인 북토피아 이상수 홍보팀장은 “데이터파일을 전자책의 형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특정한 코드로 변환한 뒤, 이를 전자책 제작기에 넣고 변환해야 한다”고 제작과정을 설명했다.

데이터 파일이 코드로 변환된 뒤 비로소 편집 과정에 들어가게 된다. 글자체는 어떻게 할 것인지부터 시작해 전체적인 책의 구성까지 총괄적인 편집이 이뤄진다. 편집과정까지 끝마친 전자책은 시장에 바로 출판된다. 이제 독자는 가격을 지불한 뒤 전자책을 다운받아 회사에서 제공하는 전자책 전용 ‘리더(Reader)’ 프로그램을 통해 읽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단말기는 컴퓨터부터 PDA,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그렇다면 이런 단말기들의 특성에 맞게 전자책 역시 각각 따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이 팀장은 “전자책을 제작할 때 사용하는 제작기나 리더 프로그램은 모든 기기에 통용될 수 있기에 이러한 문제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핵심은 편의성과 경제성

오늘날 전자책 독자의 수는 종이책을 읽는 독자들만큼이나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단말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종이책보다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전자책의 장졈이라며 ‘편의성’이 전자책이 인기를 끄는 데 있어 중요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종이책은 서점에 들러 구입하거나 혹은 도서관에서 대출해야 한다. 특히 쉽게 구하기 어려운 책의 경우, 서점 이곳저곳을 돌아다녀야 하거나 대출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또한 매우 두꺼운 책은 독서 공간의 제약이 상당히 심하다.

반면 전자책을 읽기 위해서는 손안에 쏙 들어갈 만한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된다. 수백 장에 달하는 책도 단말기 하나만 있으면 쉽게 다운받아 읽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전자책은 종이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소리나 동영상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종이책을 읽는 경우, 독자가 접할 수 있는 것은 그림이나 사진, 글자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전자책을 읽는 독자는 그 외에도 인터넷 접속을 통해 소리나 동영상 등을 함께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자책 독자는 보다 생생한 느낌으로 마치 ‘살아있는 듯한 독서’를 즐길 수 있다. 

또한 경제성 역시 전자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이 팀장은 “전자책의 단가는 종이책에 비해 싼 편”이라고 밝혔다. 별도의 인쇄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자책의 단가는 종이책의 절반 정도로 매우 낮은데, 이는 독자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요소다.

책과 더불어 상호보완적 발전을 꿈꾼다

하지만 전자책의 경우, 종이책에 비해 소장가치가 상당히 떨어진다. 물론 전자책 역시 사이버 공간을 통해 하나의 서재를 구성할 수 있지만, 이는 현실의 서재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진다. 또한 전자책의 가격은 종이책에 비해 저렴하지만, 전자책을 읽기 위해 드는 초기투자비용이 결코 만만치 않다. 휴대폰이나 PDA, 노트북 등 최소 몇 십만 원부터 수백만 원에 이르는 단말기를 구입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는 독자들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또한 전자책을 읽기 위해서는 별도의 ‘리더(Reader)’가 필요하다. 이런 리더 프로그램은 회사마다 다른데, 이에 대해 정명교 교수문과대·국문학)는 “효과적인 전자책 독서를 위해서는 리더 프로그램이 오늘날 많이 사용되는 ‘웹 브라우저’ 및 ‘PDF 리더’와 같은 형태로 통일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대폰과 인터넷의 보급 및 PMP를 비롯한 새로운 형태의 단말기들이 등장하면서 전자책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사용 독자층 역시 2~30 대에서 중장년층까지 확대됐다. 또한 전자책의 장르 역시 지금까지는 소설, 시와 같은 문학 작품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까지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의 독서는 어떤 모습일까? 이 팀장은 “전자책이 매우 발전한다 해도 일반 인쇄매체로서의 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전자책 역시 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종이책과 함께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함께 있어야만 제 기능을 효율적으로 다하는 볼트와 너트처럼 책과 전자책 역시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상호적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