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를 잃고있는 위기의 학내언론

"학내언론이요? 관심없어요”
서지은양(기악·05)의 말처럼 연세사회에서 학내언론의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학생운동이 활발하던 70·80년대,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학의 관심사가 곧 사회의 관심사였기 때문에 그만큼 대학언론의 영향력이 컸다. 그러나 90년대 말부터 이러한 양상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학내 언론의 위기’라는 언급이 잦아졌다. 하지만 학내 언론의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이 제기돼온 지 10여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별다른 진척이 없다.

다매체 시대, 학내언론의 현실

▲ 그럼 서리
학내언론이 대학사회에서 접할 수 있는 매체의 전부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학생들이 다양한 매체와 접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학내 곳곳에서 대학생들을 위해 제작된 다양한 무가지를 접할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서도 필요한 정보들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쉽게 접촉할 수 있는 매체가 충분히 많기 때문에 굳이 연세춘추나 YBS를 접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는 윤나라양(경영·04)의 말은 학내언론이 처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소통을 시도하는 학내언론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언론기관이 학생들과의 소통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에 공감한 몇몇 언론 기관에서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재정비하거나 웹진을 창설하는 등의 노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4년 ‘YBS’는 인터넷 매체를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홈페이지에 ‘영상뉴스’ 코너를 개설했으며, 같은 시기 『연세 애널스』에서도 홈페이지 활용의 중요성을 깨닫고 홈페이지를 새롭게 재정비하는 과정을 거쳤다. 또한 「연세춘추」도 독자들과 인터넷 공간에서 활발한 의사소통을 해나가기 위해 지난 2005년 2학기부터 웹진「연두」를 창간했다. 하지만 각 언론사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생들과의 소통에 있어서 크게 나아진 바가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손주덕군(도시·01)은 “오프라인 상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터넷을 통해 독자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기존의 오프라인 매체와 그다지 차별화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학내언론기관에서 인터넷 홈페이지 및 웹진을 운영하고 있는 사실을 몰랐다”는 박상용군(사회계열·05)처럼 아예 그 존재를 알지 못하는 학생들도 상당해, 각 언론 기관에서 인터넷 매체에 대한 활용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홍보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함을 보여줬다.

한편, 지난 2005년부터 YBS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청자 위원회’는 매체를 접하는 학생들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데 있어 좋은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40여명으로 구성된 시청자 위원회는 YBS가 진행중인 20여개의 방송프로그램에 대해 매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YBS 실무국장 장흥재군(신학·04)은 “시청자 위원회를 통해 평소 문제라고 느끼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학생들이 지적해 주고 있어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장점을 반영해 『연세 애널스』도 이번 학기부터 모니터링 요원을 모집했고, 현재 20여명의 모니터링 요원이 활동중이다.

학내언론으로서의 경쟁력 갖추려면?

“학내언론에서는 다른 외부 매체를 통해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을 매번 다루고 있어 기사 내용이 진부하다”는 주옥양(법·05)의 말처럼 학생들은 기성언론과의 차별화 없이 대학언론만의 신선한 시각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최근 많은 학생들이 진부한 느낌의 학내언론보다는 대학생의 관심과 흥미를 잘 포착해 내고 있는 『대학내일』, 『캠퍼스 헤럴드』와 같은 외부 매체에 활발히 접근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강상현 교수(사회대·커뮤니케이션론/정보사회론/비판커뮤니케이션)는 “학내 언론으로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다른 매체를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 전반에 관한 주제가 아니라, 연세사회에서만 이끌어낼 수 있는 특수한 주제를 심층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세 애널스』 편집국장 공현빈양(경영·04)은 “학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기자들이 적극적으로 설문조사나 길거리 인터뷰를 진행해 학생들의 관심사를 조사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 언론사에서 다매체 시대에 학내언론이 처한 현실을 인정하고, 각 매체가 연세사회를 잘 담아낼 수 있도록 몸과 마음으로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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