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를 잃고있는 위기의 학내언론

'노가리스트', '연세과학', '연세문화', '연세通', '연세TV'의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90년대 이후 우리대학교에서 활발히 활동한 대표적인 자치언론들이다. 이러한 자치언론들은 그동안 연세 사회에서 기존의 중앙 언론이 담아 낼 수 없었던 내용까지 담아내며 대학사회에서 큰 역할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연세춘추」, 『연세애널스』등의 언론이 학교·학생·교직원이라는 3주체를 고려하고 학교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아 학생들만을 위한 언론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 데 반해 자치언론은 재정적으로 완전하게 독립돼 학생들만을 위한 학생들의 ‘입’ 역할을 해왔다. 대부분의 자치언론은 분명한 관점과 논조로 때로는 학생들을 고민하게 만들었고, 때로는 학생들을 선도하는 역할까지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자치언론은 「연세通」, ‘연세TV’밖에 없다. 그나마 ‘연세TV’의 경우에는 총학생회 특별기구로 총학생회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어 정확한 의미의 자치언론은 현재 「연세通」밖에 없다.


자치언론이 이렇게 급격히 사라진 가장 큰 이유는 인력난과 재정난의 영향이 크다. 대학언론이 위기를 맞고 있는 현재의 학내 분위기에서 인지도도 낮고 때로는 사비를 들여가며 취재를 하고 신문을 만들어야 하는 자치언론을 지원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지난해 「노가리스트」에서 기자로 활동하다 군 휴학 중인 이상경군(사회·03휴학)은 “현재 작년에 활동하던 기자 전원이 졸업·휴학 등의 이유로 학교를 떠나 있어 정간하게 됐다”며 “학생들의 무관심과 소극적인 참여가 자치언론의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군은 “「노가리스트」의 경우, 학생독자들과 사회단체 등에서 후원을 받아 신문을 제작했으며 모자란 돈은 기자의 사비로 채웠다”고 힘든 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 일러스트레이션 조영현

현재까지 남아있는 학내 유일의 자치언론인 「연세通」의 경우에도 재정·인력 면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세通」 편집장 김민경양(사학·04)은 “「연세通」은 한 학기에 4번에 걸쳐 신문을 만들고 있는데, 지난해의 경우 6명의 상근기자밖에 없어 인력 부족을 겪는 등의 어려움이 계속돼왔다”고 말했다. 이어 김양은 “꾸준히 재정적 도움을 받는 곳이 없다보니 신문에 전면광고를 실어 겨우 인쇄비를 마련하는 수준”이라며 자치언론의 힘든 상황을 밝혔다.


반면 우리대학교의 중앙언론이라 할 수 있는『연세』,「연세춘추」,『연세애널스』,’YBS’의 경우, 등록금의  일부 항목을 지원받고 있어 재정난을 겪지는 않고 있다. 그리고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꾸준히 지원자가 있어 인력난도 크게 느끼지 않고 있다. 단과대 교지 편집위원회의 경우에도 학교로부터 공식적인 인정을 받고 예산까지 지원 받아 대부분 편집위원회가 재정·인력 면에서 안정적이다.


「연세通」은 자치언론의 재정난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난해 9월 ‘자치언론기금’을 제안한 바 있다. 전교생이 내는 연세춘추비 연세지비, 방송비에서 남은 예산을 자치언론기금으로 분배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신문방송사무국 이상학 국장은 “현재 학내 언론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치언론기금 실현은 무리가 있다 ”고 말했다.


대학언론의 위기가 대두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자치언론은 자치언론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학생 사회에서 진정한 ‘학생의 입’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자치언론이 학내에 안정적인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여건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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