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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되지 않는 국내 교환학생 제도
  • 김재욱 기자
  • 승인 2006.04.10 00:00
  • 호수 1539
  • 댓글 0

교환학생은 외국으로만 간다?
많은 학생들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해외대학에만 해당하는 얘기로 알고 있지만 국내대학 간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 여러 대학으로도 교환학생을 갈 수 있다. 수업 중에도 타 대학 학생을 보는 일은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내가 듣고 싶은 수업이 없다’는 불만을 가져본 적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우리대학교는 지난 1999년 고려대를 시작으로 카이스트·이화여대·서강대·성균관대·울산대·한남대·전주대 등 8개 대학과 협정을 맺어 국내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타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도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계절학기의 경우 학교에 관계없이 최대 7학점까지 수강할 수 있으며, 정규학기에는 서강대와 이화여대의 경우 2과목(6학점), 그외 대학에서는 제한 없이 수강할 수 있다.


이번 학기 이화여대에서 ‘메스컴과 사회’를 수강한다는 김유동군(경제·01)은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분야였는데 수업계획서 내용이 좋아 수강하게 됐다”며 “여학생이 2백명이 넘는데 남학생은 두 명 밖에 없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원하는 수업을 다른 학교까지 가서 듣는 만큼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우리대학교에서 ‘현대사회와 정신건강’ 수업을 들으러 온다는 이화여대 김수영양(국제학부·05) 또한 “지인의 추천으로 수업을 듣는데 그 내용에 만족한다”며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대학교에 온 학생들에게 강의를 했다는 김은주 교수(교육대학원·교수방법론)는 “타 대학에서 온 학생들이 열심히 수업에 참여해서 강의를 하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며 “이들로 인해 수업의 질이 오히려 향상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 교환되지 않는 국내 교환학생 제도 /그림 서리

이처럼 모두에게 득이 되는 국내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가장 큰 문제는 ‘비율’이다. 이번 학기 우리대학교에서 타 대학으로 가는 학생은 36명인데 비해 타 대학에서 우리대학교로 오는 학생은 3백58명이나 된다. 교류가 가장 활발한 이화여대만을 살펴봐도 그 비율이 28:316으로 그 차이가 10배를 훨씬 넘는다. 지난 학기부터 협정을 맺은 울산대와의 문제는 더 심각해 지금까지 우리대학교에서 울산대로 간 학생은 아무도 없는 반면, 울산대에서 우리대학교로 오는 학생은 2005학년도 2학기 이후 19명이다. 이들은 모든 수업을 우리대학교에서 듣고 있지만 등록금은 울산대에 내고 있으며, 이는 서울산업대·전주대·한남대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교무처 수업지원부 이보영 부장은 “상대적으로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타 대학으로 나가지 않는 편이라 학교가 수업료 측면에서 경제적인 손해를 보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장은 “단적인 예로 이화여대와 우리대학교의 교환학생 수를 계산하면 수업료로 2~3억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밖에도 무리한 국내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 협정을 지적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대학교의 경우 서강대·이화여대를 제외하고는 정규학기 중에 타 대학에 수업을 들으러 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울산대·전주대·한남대의 경우, 모든 수업을 그 대학에서 들어야 하는 부담을 가짐과 동시에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성균관대만 하더라도 정규학기에 교환학생을 신청한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이에 대해 이보영 부장은 “교육부의 권장 때문에 여러 대학과 협정을 많이 맺은 면이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대학과 협정을 맺을 계획”이라면서도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타 대학에서 오기만 하는 상황이 우리대학교 학생들에게 득보다 실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무리한 협정과 홍보 부족으로 인해 학생들의 다양한 수업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국내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오히려 우리대학교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지금부터라도 활발한 홍보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프로그램의 본래 목적을 찾아야 할 때다. 이와 더불어 학교는 현실적인 수업료 정산 등의 문제도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김재욱 기자  kimjaewook@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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