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은 겉치레보다 내실을 다져야

△원주캠은 지금 총학생회(아래 총학)의 등록금투쟁, 촛불문화제 등의 행사로 오랜만에 떠들썩하다. 총학의 부재가 몇년 간 지속돼 오다 지난 2005년은 비권총학이 활동해 캠퍼스는 한동안 잠잠했었고, 여기 학생들의 개인주의적 성향도 한 몫해 총학의 활동은 등록금투쟁이나 대외적인 활동보다 학생들의 복지문제에 초점을 맞춰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20대 총학은 운동권총학이라는 모토를 전면으로 내세워 적극적인 교육투쟁은 물론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아래 한대련)’ 가입을 통해 총학의 움직임에 힘을 실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신촌캠의 43대 총학과의 연계도 기존보다 더욱 강화돼 넓은 범위의 활동을 보여주는 동시에, 전무했던 캠퍼스 간 학생들의 교류도 이뤄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총학의 이러한 행보가 빛좋은 개살구가 되지는 않을지 조심스러운 우려도 해본다. 지난 3월 29일 학생회관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을 동원해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행사는 총학이 주장하는 등록금 인하나 재단전입금 확충과 같은 중요한 사안에 관한 학생들의 동의를 구하기 보다 동아리 공연이 일색이었던, 겉보기에는 ‘축제’나 다름이 없었다. 일시적으로 학생들의 관심만 끄는 ‘반짝’ 행사로 여겨지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총학 내부적으로는 한대련 가입에 따른 진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총학의 한대련 가입 주장에 정경대가 전적으로 반대 입장에 서 두 주체 가 팽팽하게 맞선 것이다. 정경대는 한대련이란 단체의 성격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가입을 전면 반대하고, 총학은 정경대의 이와 같은 반발에 가입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다가 학생들의 복지문제는 뒷전으로 하고 있으며, 문리대는 정경대의 심한 반발에 휩싸여 가입을 찬성한 것에 대해 회의감마저 느끼고 있는 모습이 요즘 열리는 확대운영위원회의 본모습이다.

△학교 사업에 대한 총학 차원의 논의도 문제다. 학기 초 송도캠 건립과 관련해 학생들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채 이에 대해 전면적인 반대를 하고 학교 측에 재논의를 요구한 것은 섣부른 판단이 아닐까 생각한다. 분명 신촌캠과 원주캠의 교육 환경 및 학내 사정은 다르기 때문에 총학은 이같은 결과에 따라 신촌캠과는 또다른 대안을 제시했어야 한다.

△교육투쟁과 학내 복지 개선,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라는 무리한 요구를 총학에게 하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자신들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고, 이를 정확히 밝히기 위해 학생들과 학교를 상대로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는 분명히 알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재논의’보다 ‘협력을 통한 대안마련’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요소일지도 모른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