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백양로에서 학생총회 열려... 총회 후 5백여명 학생 1일 본관 점거

지난 23일 백양로에서는 2천여명의 학생이 운집한 가운데 ‘0323 학생총회 It's different!’가 열렸다.

지난 15일 확대운영위원회에서 의결돼 열리게 된 이날의 학생총회는 이번 학기 교육투쟁의 정점에 위치하는 가장 큰 행사였다. 낮 3시부터 단과대 단위로 학생들의 입장이 시작된 학생총회는 비표 배분이 늦어져 입장이 다소 지연됐다. 낮 4시가 돼서야 이뤄진 최종 성원 점검에서 2천1백92명의 학생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참가 인원이 개회 및 의결 정족수인 2천명을 충족해 학생총회 개회가 선언됐다.

총학생회(아래 총학) 활동 보고로 시작된 학생총회는 이어 △근거 없는 등록금 12% 인상 전면 무효 △교육시장화 주도하는 송도캠퍼스 건설 반대 △학사제도 개선에 학생의견 반영 △전국 대학생의 공동행동을 통한 교육 공공성 쟁취의 구호와 △생리 결석계 시행 △새내기 글쓰기 과제 성적 반영 무효를 주요 골자로 하는 주요안건 17가지를 발제했다.

이어진 논의안건 토론에서 첫 발제인 등록금 문제에 대해 장희수양(사학·03)은 “12% 인상안을 전면 무효화하자는 현재의 교육투쟁 구호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지 못한다”며 “지금 총학의 선거 공약이기도 했던 5% 인하안을 다시 교육투쟁의 구호로 하는 수정안을 제시한다”고 발의했다. 이 수정안은 표결에 부쳐졌으나 다시 이뤄진 성원 점검에서 1천6백10명의 학생만이 남아있는 것으로 집계돼 의결 정족수를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의장인 이성호군(사회·02)은 “회의가 길어지는 바람에 일부 학생들이 빠져나간 것 같다”며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총회의 위상으로는 의결할 수 없고 대신 1천6백10명의 결의안으로 투표해 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진행된 투표에서 1천1백84명 학생이 수정안에 찬성함에 따라 1천6백10명의 결의안으로 등록금 5% 인하안을 교육투쟁 구호로 하자는 안건이 의결됐다.

하지만 앞선 성원 점검에서 2천명의 의결 정족수가 채워지지 못해 더이상의 회의 진행은 어려워 졌다. 이에 따라 이성호군은 “바로 교육투쟁 결의문을 낭독하고 본관에 항의 방문하자”고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 학생들은 남아있는 학생들끼리라도 논의 안건을 마저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남아있던 1천여명의 학생들은 저녁 6시경 곧장 본관으로 향했다.

본관에서는 실처장들을 비롯해 약 30여명의 교직원들이 퇴근하지 않고 본관 로비에 모여 학생들이 본관으로 진입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본관에 남아있던 재무처장 손성규 교수(경영대·회계학)는 학생들의 강력한 항의 방문에 대해 “안타까울 뿐”이라며 씁쓸해했다. 특히 이번 학생총회의 주요 안건 사안이었던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다 결정된 일인데 더 논의할 생각이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본관을 점거한 이후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들은 이날 자정부터 총장실에서 비상중앙운영위원회의(아래 비상중운위)를 열었다. 비상중운위에서는 학생총회의 평가와 등록금 구호 변경안을 받아들일 것인가의 문제, 본관 장기 점거의 문제가 논의됐다.

특히 총학과 중운위원들은 중운위 회의 과정에서 장기점거에 대한 문제에 대해 내부적 마찰을 겪었으나 원래 계획이었던 하루 점거에 합의하고 지난 24일 오후 4시경 점거를 해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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