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연세프라자에 들어가려면 인도와 차도 사이의 경계석을 통해서 가야 하는데 가끔 그곳에 차를 주차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길을 한참 돌아갈 수밖에 없어서 많이 불편하죠”


신입생 장영기군(보건행정·06)은 휠체어를 타고 생활해야 하는 지체장애 3급의 장애인이다. 아직까지 20일도 채 학교생활을 하지 않았지만 학내 편의시설이나 건물 이용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은 장군의 몸과 마음을 벌써부터 힘들게 한다.

장군이 겪는 불편은 경계석의 높이와 경사로의 경사도에서도 나타난다. 재활학과 소모임인 ‘장애해방터 우리(아래 우리)’에서 제공한 ‘원주캠퍼스 내 편의시설 실질조사’에 따르면 연세프라자 앞 경계석의 높이는 11cm로 기준치인 3cm보다 8cm나 높다. 이는 비장애인들이 생활하는 데 있어서는 큰 불편이 없을지 몰라도 장군처럼 휠체어를 타야 하는 경우에는 휠체어가 턱을 넘지 못해 건물에 진입조차 할 수 없는 심각한 일이 벌어진다. 그나마 턱을 낮추거나 경사면으로 된 길 역시 진입로 앞에 차가 주차된 경우가 많아 이동에 많은 불편함이 따른다고 한다.

또한 현재 휠체어의 건물 진입을 위해 만들어진 경사로는 대부분 법적 기준치를 충족시켰으나 도서관 뒷문에 마련된 경사로는 기준치인 1/12의 경사보다 세 배나 급한 1/4의 경사다. 이는 오르내리기도 힘들 뿐 아니라 사고의 위험까지 안고 있다. 이에 대해 시설관리부 조찬영 차장은 “자체적으로 시행한 실질조사를 토대로 차츰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내 장애인 시설 실태와 관련해 학교 관계자는 “장애 학생들의 구체적인 도움 신청 없이 학교 측에서 먼저 알고 배려하기란 사실상 힘든 일”이라며 학교와 장애 학생들의 창구역할을 하는 기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총학생회장 문성호군(정경경제·02)은 “편의시설 뿐 아니라 앞으로 추진될 장애 학생들의 복지를 위한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는 토대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애인의 입장에서 최소한의 생활을 위한 시설이 부족한 편”이라는 장군의 말처럼 현재까지도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시설에 대한 점검 및 설비 문제는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다.

우리대학교에서 공부하는 장애 학생은 6명이며 장군처럼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는 학생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장애 학생들을 위해 20일(월) 저녁 6시부터 총학생회와 ‘우리’,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가 모여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간담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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