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입장에서 항번 더 생각해 주시기를..

안녕하세요 학생복지처장 교수님!
저는 지난 13일 생각지도 못하게 교수님께서 발송하신 ‘사랑하는 연세인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요새 학교에서 등록금을 비롯한 여러 내용에 대한 메일이 자주 오던 터라 관심이 더욱 갔었는데요. 새롭게 학생복지처장으로 부임하신 뒤 학생들에게 인사의 말씀을 하시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던 것 같았지만, 메일을 보내신 다음 날 학교에서는 메일의 일부 내용들로 인해 큰 논란이 일어났더군요.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일부 중앙운영위원들이 직접 교수님을 찾아가 강도 높게 항의를 했다고 하던데요.
저도 이들의 비판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바입니다. ’학교의 결정에 묵묵히 동참해 준 연세인 여러분들’이라니요. 수십만원이 훌쩍 인상된 등록금 고지서를 보고 저는 물론 주위의 어떤 친구들도 ‘묵묵히’ 받아들인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학교 측에 적극적으로 항의 의사를 내비치지 않는다고 해서 그러한 표현을 하신 것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일부 구성원들이 학교 본부가 모든 정책을 밀실에서 결정하는 것을 지적한다’는 내용이 등록금과 송도캠 사안에 있어 학교 측의 여론수렴과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총학을 크게 자극해 이를 불러일으킨 것 같습니다. 당선되자마자 등록금 인상 저지를 가장 최우선적인 사안으로 여기며 감사청구나 단식투쟁까지 벌이고 있는 총학에게 이번 일은 매우 기운을 빠지게 했을 것입니다. 게다가 학생들의 활동을 누구보다도 존중해야 할 부서의 장이신 교수님의 이름으로 발송된 메일이었기 때문에 이들의 분노는 어느 때보다도 더했겠지요.
다만 항의를 하러 찾아온 이들도 한 단체의 대표들이기 이전에 학생들이었다는 점에서 볼 때, 학생복지처 관계자들을 향한 삿대질과 강한 어투의 비난들은 적절치 못했다고 봅니다. 제가 메일을 처음 접했을 때에는 교수님께서 총학을 비판하려는 의도는 아니였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는 충분히 공식적인 대화 창구를 만들어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도 이들의 공식적인 방문 신청을 거부하지는 않으셨겠지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볼 때 이번 헤프닝은 교수님께서 이들의 항의가 있은 뒤 다시 발송하신 메일에서 나타나듯이 교수님께서 하셨던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은 인정하실 것이라고 봅니다. 분명 예절조차 지키지 않은 학생들의 태도에 대해서는 비판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이들을 존중하고 활동을 장려해주셔야 할 분은 바로 학생복지처장님이신 교수님이라는 것입니다. 앞으로 학생들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주시는 학생복지처장님의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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