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후배 사라진 선배, 우리는 어디로 가나요?’

학부대학이 송도캠으로 이전되면 동아리, 반학생회를 비롯한 학생자치활동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다. 캠퍼스간의 거리차가 크고, 기본단위인 반체제가 학부대학의 이전으로 인해 흔들린다는 점에 기인한다.“대부분의 동아리들이 1·2학년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실에서 이들을 분리하게 되면 활동을 계속하기 힘들 것”이라는 원주캠 동연회장 이한나양(정경법학·03)의 말처럼 활동의 근간인 1학년이 송도캠에서 생활한다면 동아리를 비롯한 학생자치활동은 유지되기 힘들다. 학교 측은 송도캠에도 공간을 마련해 신촌캠과의 교류를 활발하게 할 수 있게 하겠다는 대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는 단순히 공간마련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게다가 원주캠의 경우, 신촌보다 더 큰 거리차 때문에 교류가 더더욱 힘들다.

무엇보다 학부대학이 이전되면 기존의 반체제는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 반은 학생 단위의 기초가 되는 구조로서 이같은 소규모 연계구조가 없어진다면 친밀한 선후배 관계 형성이나 정보 공유에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있다. “새내기 때 혼자 해결해야할 게 많았고 인간관계 맺기가 어려워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밝힌 이화여대 이 아무개양의 말처럼 반이 없는 이화여대의 경우만 보더라도 송도캠 이전에서 생길 문제점은 예상할 수 있다.

또한 현재의 반학생회는 학생들의 문제해결 및 의견수렴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어 이러한 기능들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기구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사소한 화장실 고장 문제조차 반학생회를 통해 문제가 제기된다”고 밝힌 문과대 11반 학생회장 이현석군(사학·05)의 말처럼 학생들과 바로 접촉하는 반학생회가 없어진다면 의견수렴의 통로가 사실상 없어진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현재의 의사결정과정은 반?과운영위원회를 시작으로 단과대운영위원회를 거쳐 단과대 대표들이 총학과 함께하는 중앙운영위원회를 통해 이뤄지는데 송도캠 이전으로 인해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송도국제화복합단지건설추진단 건설기획팀장 이연호 교수(사회·비교정치)는 “학생들의 자치활동이 선후배, 동기와의 네트워킹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계약 체결 때까지 해야할 일이 많아 미처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아이디어 공모 등 학생들과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역학부제 도입 이후 반체제가 이전의 학과 중심 체제를 대체해 발전해온것과 같이 학생들은 송도캠으로 이전된 뒤에도 새로운 단위의 체제를 만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학교의 지원 속에서 새로운 학생활동 체제가 굳건히 자리잡을 수 있을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한지숙양(법학·00)은 “광역학부제 도입 이후 학교 측이 돕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당시 체제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이 컸음을 얘기했다. 이로 미뤄볼 때 송도캠 이전 후에 새로운 체제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생길 문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학생자치활동의 중요성을 볼 때 오는 2010년 신입생과 현재 학생자치활동의 주체들의 입장을 송도캠 이전사업의 주체인 학교 측과 심도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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