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캠퍼스 사업 발표에 적잖은 연세인들이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우리대학교 자유게시판에서는 이번 송도캠퍼스 사업에 대한 찬반 의견이 수없이 개진되고 있다. 정창영 총장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여론을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큰 변수가 생기지 않을 경우 ▲4월 부지 선정 ▲7월 본 계약 ▲2007년 3월 착공 ▲2010년 1차 학부대학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을 만큼 구체적 계획안이 결정된 상황에서 과연 충분한 여론이 수렴될지는 미지수다.

 

매우 중요하고 큰 사업인 만큼 이번 사업에 대해 학생들이 가지는 의문도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사업에 대해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제기한 문제는 크게 세 가지.

 

우선 ‘왜 사전에 이렇게 중요한 사업을 공개하지 않았는가?’라는 문제다. 부총학생회장 윤태영양(경영·02)은 “체결식이 열리는 것도 학외 언론 기자에게 들었다”면서 “등록금책정심의위원회 때도 건물 건립과 관련한 지출계획 문건을 공개하지 않아 의심이 들었는데 이렇게 큰 사업이 진행되고 있을 줄은 몰랐다”면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학교 측은 보안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지만 사전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자유게시판에서 작성자 ‘김정한’은 “송도캠퍼스 계획자체를 놓고 봤을 때는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학생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학교에 반영됐는가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며 “등록금이 송도캠퍼스 건립에 부당하게 전용되는지 건립될 때는 어떤 방향으로 건립될 것인지 건설적인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로 제기된 것은 송도캠퍼스 건립에 드는 자금이다. 인천광역시에서는 송도캠퍼스 건립에 드는 55여만평의 지구를 평당 50만원의 가격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단순한 계산으로만 볼 때 땅값으로만 약 2천7백50억원이 소요된다. 이 뿐만 아니라 각종 강의실과 기숙사 건립에 드는 돈까지 감안한다면 건립에 드는 비용은 천문학적인 액수다. 총학생회장 이성호군(사학․02)은 “적자란 이유로 등록금 두자리 인상을 통보한 상황에서 이토록 많은 돈이 드는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정 총장은 “‘프로젝트 파이낸싱(특정한 프로젝트에 발생하는 미래의 ‘현금 흐름’을 담보로 프로젝트의 사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것. 즉 미래의 투자금 상환은 프로젝트의 수익률에 의해 결정)’의 방식으로 필요한 자금을 모을 것”이라며 “따라서 신촌캠의 등록금이 전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편 이성호군은 “전원 기숙사 생활까지 내건 훌륭한 교육환경인 만큼 등록금도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렇게 된다면 결국 한학기 등록금 천만원 시대도 곧 올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정 총장은 “송도 캠퍼스의 등록금은 기존 신촌캠 수준으로 할 것”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제기된 문제는 대학문화의 붕괴. 학년으로 대학을 분리함에 따라 과반 단위는 물론 동아리와 자치단체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송도캠퍼스 건립에 따라 1․2학년과 3․4학년이 분리돼 생활할 수밖에 없게 됨에 따라, 수십년의 역사를 지닌 많은 동아리들이 그 존립자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이득을 얻든 손해를 보든 그것은 연세인들의 몫이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의미 있는 공론화 과정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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