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술(丙戌)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연말이 줄기세포 파동과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한 시위 농민들의 희생 등으로 유난히 혼란스러웠던 탓에 새해에는 이처럼 우리 국민들을 실망시키고나 슬프게 하는 일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더욱 간절해진다. 새해에는 우리가 기대를 걸 만한 일들이 많이 있다. 6월에 열릴 독일 월드컵에서 4년 전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감격을 다시 한번 맛볼 수 있었으면 좋겟고, 지방자치 선거가 현재의 정치판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와 우리 사회가 더욱 성숙한 발전 단계에 접어드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새해에는 피부에 와닿을 만큼 경기가 회복돼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새해를 맞아 우리대학교에서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일기를 기대해본다. 지난해에 창립 120주년을 맞아 우리대학교는 ‘세계 속에 자랑스러운 연세’를 위한 연세 비전 2020을 선포한 바 있다.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올해를 연세의 새로운 발전이 시작되는 원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경쟁 대학에 비해 활기가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은 만큼 이럴 때일수록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연차적 사업 목표와 일정에 따라 발전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대학의 발전은 학교본부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연세인들 모두의 역량과 정성을 한데로 모을 수 있어야 내실 있는 발전에 필요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학교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 연세공동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학교 의 발전 계획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새로 출범한 총학생회가 신학기 등록금 인하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앞으로 협의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학내 구성원들의 상호 이해와 협조 없이는 학교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므로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교육기관으로서 원칙이 지켜지는 대학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우리 연세가 포기해서는 안 될 대학의 사명이다.


밝아오는 새해에 우리 사회가 더욱 성숙한 발전을 이루고, 연세인들 모두가 소망하는 대로 우리대학교가 세계 속에 자랑스러운 연세로 우뚝 서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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