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은 사람들에게 지금까지 매듭짓지 못한 일에서 벗어나 새로운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한 시점을 마련해 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난 2005년초, 새해와 시작에 대한 취재를 하면서 들은 윤우식 교수(문과대ㆍ철학)의 말이 기억난다. 나 역시 1월 1일을 맞아 지난 일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작을 했으나 그 결단과 초심을 유지하는 건 너무도 어려웠다.


▲매년 1월이면 전국 담배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2월로 들어서기 무섭게 예년 수준을 회복하고 만다고 한다. 흔히들 ‘작심삼일’이라고 하는 모습이다. 또, 새해를 맞아 휘트니스클럽을 등록하려고 했으나 사람이 많아 포기하려 하자, 주인아저씨가 2주만 있다가 다시 오면 원하는 운동기계를 마음껏 쓸 수 있다고 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렇다면 이 작심삼일의 저주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 아마 방법은 한 가지. 매 삼일마다 새로 마음을 먹는 방법일 것이다. 삼일 만에 아침운동 하는 것을 실패했다면 다시 삼일만이라도 열심히 운동을 하면 되는 것이고, 2월에 금연을 실패했다면 2월에 다시 시작하면 된다. 우리에게 하루가 있고 일주일이 있고 한 달이 있다면 매주 월요일이, 매일 아침이 새해 1월 1일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시간에 의미부여를 하는 매순간이 새로운 시작이다.


▲‘언제나 처음과 같이’

고등학교 1학년 때 식상하다는 반 아이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담임선생님께서 내건 급훈이었다. 마치 ‘착하게 살자’와 같이 뻔한 이야기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선생님께서 급훈을 참 잘 정하신 것 같다. 초심을 잃지 말라는 뜻과 함께 매 순간을 시작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뜻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얼마 전, 연세춘추가 10여년 넘게 보금자리로 삼았던 춘추관 자리를 새 중앙도서관을 위해 내어주고 미우관으로 이사했다. 새로운 시작의 계기로 삼아 독자에게 보다 다가갈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의미를 갖는 것이 지난 세월 학생들과 함께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 기회를 살려 공정함을 잃지 않으며 사안의 핵심을 올바로 얘기할 수 있는 언론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1년에 한번뿐인 1월 1일을 넘어서 시작의 기회를 얼마만큼 만들어낼 수 있는지는 결국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지난 취재 때 들은 윤교수의 말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새로운 ‘시작’으로 다가온다. 연세춘추도, 새로운 마음으로 다짐을 하는 모든 이도 올 한해 넘치는 열정과 끈기로 매 순간을 시작으로 삼아 ‘언제나 처음과 같은’ 하루하루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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