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관 퇴사를 둘러싸고 사생-생활관 마찰 빚어, 지난 해 생활관 문제 많아... 발전적 대책 마련 시급

지난 12월 21일 생활관 퇴사 문제로 각 학사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시험기간 마지막날인 21일 낮 5시까지의 퇴사일정을 맞추기 위해 시험을 끝낸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박스는 물론 짐 정리에 필요한 물품이 모두 바닥난 것. 더욱이 시험공부로 인해 미리 짐 정리를 하지 못한 학생들은 물품부족과 얼마 남지 않은 퇴사시간이라는 상황 앞에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소동은 생활관 측이 무리하게 퇴사 일정을 잡음으로써 빚어진 결과다.


사생회장 배성범군(정경법학ㆍ03)은 “계절학기 일정이 빨라져 생활관 청소시간을 위해 불가피하게 퇴사일정을 짧게 잡을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생들이 퇴사하고 나면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이를 다음 사용자들이 불편함 없이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생활관 청소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인터넷 게시판과 대자보를 통해 20대 총학생회장 당선자인 문성호군(정경경제ㆍ02)은 생활관 측의 짧은 퇴사 일정과 무관심한 대책에 항의하며 “사생들의 돈으로 운영하는 생활관이 왜 사생들의 의견을 배제하는 것이냐”며 생활관 퇴사문제를 공론화시켰다. 이는 인터넷 게시판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학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작성자 ‘박기경’은 댓글을 통해 “총학생회 차원에서 학생들의 권리 되찾기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퇴사시간 연장에 대한 이같은 대응과 사생들의 끊임없는 항의 결과 퇴사일은 하루가 연장됐다. 하지만 “22일 낮 12시로 퇴사시간이 연장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10시가 훨씬 지나서야 박스가 지급돼 퇴?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하는 우예림양(인문계열ㆍ05)의 말처럼 이는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미봉책에 불과했다.


이밖에도 생활관은 2005년 한 해 동안 적지 않은 문제를 불러 일으켰다. 지난 학기 세연학사 화재 시의 미숙한 대응, 방학 중 외부 이용자들과 장기 기숙생들과의 마찰 및 꾸준히 제기돼왔던 사생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그것이다.


지난 해 일어난 생활관과 학생 간의 반복되는 갈등 속에 그 피해는 결국 사생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올해에는 사생들에게 좀 더 발전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생활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