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지역 공동체 운동 한조각 나눔축제

옛 부터 신촌을 ‘바람이 잘 부는’ 곳이라고 했단다. 이는 묵은 것은 금방 사라지고 새로운 문화나 유행이 잘 깃드는 곳이란 은유적 표현이다.
하지만 문화도 사람도 빨리 들어서고 빨리 사라지는 곳인 만큼, 고정적인 지역 공동체의 개념을 가지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이런 신촌에 또 다른 새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한 바람이 아니다 제법 훈훈한 온기까지 실린 신선한 바람이다.
바로 그 주인공은 ‘한조각 나눔 축제(이하 한나축제)’.
한나축제란 예술가의 끼, 한끼의 식사, 물건의 한 조각을 나누는 신촌을 만들기 위한 지역 공동체 운동으로 창천공원에서 이뤄지는 문화 행사 ‘꿈꾸는 놀이터’, 신촌지역 불우가정 11곳에게 매달 한번 씩 무료로 외식을 지원하는 ‘아름다운 밥상’, 그리고 물건을 팔아 불우이웃을 돕는 ‘나누는 시장’으로 진행된다.

지난 10월 6일에서 8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됐던 제5회 한나축제는 신촌 상인연합회에서 주최한 2005 새터문화축제와 함께 열렸다. 수많은 차량이 통행하는 신촌임에도 불구하고 길거리 곳곳에서 차량통행을 막고 불우이웃을 돕는 자선 가게와, 문화 축제가 열렸다. 이것은 소비와 향락의 문화로 각인된 원래 신촌의 풍경과는 다른 이색적인 모습이었다. 이 모든 것이 지역 상인과 활동가 그리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뭉쳐 아름다운 신촌, 나눔의 문화를 실천하기 위해 준비했다니 놀라운 일이다.5번째 한나축제에 대해 김홍구 ‘한조각나눔축제기획위원회’ 사무총장은 “3회째부터 준비된 ‘아름다운 밥상’ 뿐만 아니라 불우 이웃을 돕기 위한 자선 바자회인 ‘나누는 가게’ 그리고 창천 공원에서 진행됐던 문화행사 ‘꿈꾸는 놀이터’등 행사의 규모나 관심 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사실 한나축제가 처음부터 지역사회의 호응을 얻은 것은 아니다. 처음엔 아름다운 신촌과 나눔의 문화를 실천하는 지역운동에 뜻을 둔 몇몇 사람들에 의해 시작됐다.김 사무총장은 “처음에는 예산이 많이 부족해 자비를 털어가며 시작했다 1회나 2회 때는 단발성 문화 축제를 벌였는데 그 규모는 제법 컸지만 주변 상인들에게 행사의 취지가 잘 전달되지 못해 시끄럽다 장사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하지만 이런 초기의 어려움을 딛고 지금은 상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니 축제의 성공적인 정착이 놀랍다. 또한 3회째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아름다운 밥상’도 그 첫 시작은 어려웠다고 한다. 김 사무총장은 “경제가 어려운 시기라서 다들 참여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중간에 연세대학교 리더스클럽/NGO 사회사업팀이 참여하여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현재는 우리대학교 의료원 사회사업팀이 이 사업에 참여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다섯번의 한나축제가 지역사회에 가져 온 것은 많다. 무엇보다 신촌에서 활동하는 많은 지역운동가들이 나눔이란 주제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결실이다.
이미 5회 축제를 앞두고 지난 9월 22일 창천교회에서 열린 사전 준비 포럼에서는 수십개의 지역 활동 단체들이 참여해 소비와 향락의 신촌문화를 바꾸자는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여기에는 단순히 지역 활동가뿐만 아니라 신촌지역 거주민과, 상인, 그리고 학생들까지 신촌을 이루는 많은 구성원이 참여했다.

그러나 한나축제가 지역 공동체 운동으로 자리 잡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 보다 안정적인 참여와 지속적 관심의 유도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신촌의 지역 운동에 연세대 학생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그 의미가 퇴색 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더 많은 나눔을 위해 실천과제들을 만들 예정이며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한다”고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나눔 그 자체가 보답”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사는 공동체를 좀 더 따뜻하게 가꿔 나가는 것은 결국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 아닐까? 더 나은 신촌을 위해 한나축제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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