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쥬이쌍스」, 서울대 뉴스 「SNUnow」,서강대 「ZIME」

③ 서울대 「쥬이쌍스」

‘서울대 여성주의 자치언론’. 쥬이쌍스는 왠지 모르게 무겁게 느껴지는 이 세 수식어를 한꺼번에 달고 다닌다. 웹사이트(http://www.jouissance.pe.kr) 역시 단순히 예쁘다고만 하기엔 묘한 무언가가 묻어있다. 과연 그 첫 느낌대로 쥬이쌍스는 ‘만만캄 않다. ‘향락’, ‘열락’이라는 뜻의 쥬이쌍스는 사회의 주류일 수 없는 ‘20대 여성의 목소리’를 내는데 중점을 둔다. 그 뿐만 아니라 여성주의적인 시각에 입각하여 ‘복원하거나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지는 말들도 한다.

 

/쥬이쌍스 지난 2002년 1월 23일 등장한 쥬이쌍스는 발간초기에 직접적인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려 했던 반면, 시간이 흐를수록 자기 지향적인 글쓰기를 한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공동편집장 타찌(필명)는 서면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험을 드러내는 글쓰기를 하고 있지만 정치적인 메시지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표현 방식이 굳이 정치적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쥬이쌍스는 여성들의 ‘말하는 방식’ 그 자체를 드러내는 것에도 상당히 애정을 쏟고 있다. 쥬이쌍스는 학기 중 격월로 종이매체를 발간한다. 웹진보다는 종이매체에 집중하는 편이라 밝혔는데 그 이유는 뜻밖에도 웹진의 장점이라 말하는 ‘접근성’ 때문이다. 웹진의 경우 웹에 들어오는 사람만 보지만 종이매체는 지역적인 한계가 있을뿐,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두면 다양한 학생들이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독자들이 웹진보다는 좀더 차분히 매체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진에게는 더 끌리는 매체일 것이다. 하지만 시의성을 위해 웹진 역시 종이매체를 소홀히 하지 않는 범위 하에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위에 소개한 많은 대학 언론처럼 쥬이쌍스도 재정난에 시달린다. 웹을 유지하는 것보다 종이매체를 내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표지 등에 신경쓰기 어렵다. 한 권이라도 더 찍기 위해서이다. 광고를 따보려고 시도는 했지만 어느 기업에서도 ‘여성주의’ 타이틀을 걸고 있는 매체에 광고를 실으려 하진 않았다. 그래서 자발적인 후원회원 외에 모자랄 때마다 후원회원을 찾기도 한다. 쥬이쌍스 필진들은 서로의 글에 대해 비판에 비판을 거듭하면서 고친다. 필진들의 다양한 관점이 부딪힐 때가 있는데 여성주의적인 시각으로 용어사용에서 수식어, 묘사방법, 의식의 흐름, 전체적인 내용을 검토한다. 힘들게 쓴 글에 쓴소리를 듣는 게 기분 나쁠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이에 대해 편집장은 그러면서 크는 것 같다고 소탈하게 말한다. 쥬이쌍스의 독자층은 다양한다. 여성주의에 몸담고 있는 친구들과 학내 정치적 동향에 관심 있는 사람들, 그저 쥬이쌍스의 글이 좋아서 찾는 사람 등. 쥬이쌍스의 게시판을 훑어보면 고교생 독자도 상당하다. 쥬이쌍스와 같은 매체의 화두, 소통. 쥬이쌍스는 따뜻한 지지도 좋지만 사실 따끔한 비판도 원하고 있다. 쥬이쌍스의 글을 한구절 인용하며 무난하게 마무리짓고 싶었지만 그럴 수 가 없었다. 대충 ‘있어보이는’ 구절을 뽑아내는 대신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글을 읽고 마음에 드는 구절을 뽑는 것은 쥬이쌍스를 능동적으로 찾아갈 독자에게 맡긴다. ④서울대 뉴스 「SNUnow」(스누나우) 지난 2001년 2월 28일에 학내 자치언론에서 ‘한가닥’씩 했던 사람들이 모여 창간한 「SNUnow」(스누나우). 그 이름은 두가지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SNU를 서울대의 약자로 해석한다면 학내 사안을 심층적으로 보도한다는 성격을 반영하고 ‘Society and University'로 해석한다면 대학생들의 사회적인 관심사를 다룬다는 점을 드러낸다. 「SNUnow」의 강점은 ‘속보성’이다. 발간일이 따로 정해져있지 않고 취재와 기사 작성 후 바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SNUnow」의 독자들은 학내사안을 좀더 빨리 접할 수 있다. 최근 있었던 총학생회 선거에서도 개표 현황과 선본 인터뷰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했는데 이때가 1년 중 「SNUnow」가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기간이다. /스누나우
「SNUnow」가 다뤘던 기사 중 도서관 폭행사건 등 화제가 됐던 기사도 많지만 정작 채승희 편집장이 꼽는 기사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다. “도서관 폭행 사건 기사의 경우 관심은 많이 받았지만 부작용이 컸다”며 “화제가 된 기사보다는 고민할 수 있는 기사가 더 가치있다”고 말했다. 그 예로 채 편집장은 서울대 학내에서 최초로 보도했던 ‘걷고 싶은 거리의 장애 학생 통행권 침해문제’가 학내 구성원들에게 공론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있었다고 밝혔다.

 

「SNUnow」는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는 매체임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단순한 조회수 이외에도 독자들의 빠른 반응에서 알 수 있다. 새로운 기사가 이틀만 없어도 ‘왜 새기사가 없냐’는 반응을 보이는 독자들은 기자에게는 ‘압박’일테다. 하지만 “독자 입장에선 학생이 만든다고 눈감아주지도 않고 눈감아서도 안된다”는 채 편집장의 말처럼 사실 날카로운 독자는 기자에게 주어질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자치언론활동에 있어 학생회의 지원은 있을지언정 어떠한 물질적 보상도 없는 「SNUnow」. 그러나 기사에 독자의견을 달며 논쟁하는 열혈 독자들이 있기에 「SNUnow」는 오늘도 뛴다.


 

⑤국내 최초 방송 전문 웹진 ZIME(Zoom In Media)

한가한 일요일 오후, 아무 생각없이 본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을 적나라하게 분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ZIME, 2001년 7월 1일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학생들이 창간(현재는 학과 제한 없음)한 방송 전문 웹진이다. 매월 1일과 15일에 업데이트되는 ZIME은 방송 분야별 프로그램 비평, 방송가 사람들 인터뷰, 문화읽기 등의 꼭지로 구성돼있다.

 

ZIME을 잠깐만 들여다보면 ‘대학생이 만드는 웹진’이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알 수 있다. ZIME에는 직업기자를 꿈꾸는 사람이 많지만 기성언론을 답습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성언론이 ZIME의 기사를 베낀 적이 있을 정도로 대학생만의 발칙한 시선을 들이댄다. 지난 2005년 7월 1일 최동석 기자가 ZIME에 업데이트한 연예․오락 비평 기사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기지 못한다’는 며칠 뒤, 직업 기자가 그 구성만 조금 바꿔 자신의 이름으로 내보냈다. 개그맨 이경규의 인기 하락을 오락 프로그램 시스템 변화와 맞물려 분석해 ZIME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기사였다. 마냥 좋아하기엔 찝찝한 일이지만 ZIME 기사의 신선함을 보여주기엔 충분하다.

 

   
/ZIME
쉰내나는 기사를 피하기 위한 노력은 독자들의 비판을 수용하는 데서도 드러난다. 웹진의 최대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쌍방향성은 기사 아래에 달리는 코멘트를 통해 실현된다. ZIME 기자들은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이나 질문을 기자가 직접 답하면서 비판을 수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자는 더 충실한 기사를 쓸 수 있고 독자는 보다 정제된 기사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대학생의 웹진’이기에 갖는 한계가 있다. 원고료 0원, ‘문화진흥재단의 산하기구였던 이전의 ZIME' 대신 ‘학생기자들과 원용진 지도교수의 ZIME’을 선택한 대가다. 이런 재정적 문제는 결국 ‘사람’ 문제와 맞물리기도 한다. 최근 기자 수가 줄어들어 정기적인 기사 업데이트에 무리가 생길 때도 있다. 게다가 ZIME 기자는 2주 내내 ‘빡세게’ 살아야 하기 때문에 학업과 병행할 수 있는, 열정과 시간이 모두 충족되는 사람이어야 한다. “학년 제한은 없지만 한명이었던 05학번 기자가 나간 이후로 01~04학번 기자12명으로만 구성돼있다”는 최동석 편집장의 말처럼 끌린다고 무작정 시작하기엔 힘든 일인 듯하다.

 

최동석 편집장은 “조금 늦어지더라도 한달에 두 번 업데이트는 꼭 지키고 있지만 기자수가 적어 많이 힘들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아리방 전기를 끊어버리겠다는 수위아저씨의 엄포에, 두꺼비집을 사수해가며 기사를 업데이트한다.

 

                                       대학 웹진의 매력, 직접 확인은 필수!

 

현재 iMBC 홈페이지엔 ‘캠퍼스 리포트’라는 꼭지가 있다. 5개 대학 웹진과 기사 제휴를 해 해당 꼭지에 최근 기사가 업데이트되는 방식이다. 기자와 ‘글빨 있는 사람’이 넘쳐날 방송사에서 굳이 대학생이 쓴 기사를 탐내는 이유는? MBC 보도국 인터넷 뉴스센터 최일구 부장이 보기를 제시했다. ① 젊은 층이 주 타겟이라 젊은이가 쓴 기사가 공감대를 살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대학 웹진이 적격이다. ②흥미 위주로 치우칠 수 있는 기사 대신 지성인들의 균형잡힌 기사로 여론 조성이 필요하다. ③대학생의 이야기로 사회를 비춰볼 수 있다. (따라서 대학 웹진 기사 아이템이 일간지 기사 아이템이 될 수도 있다.) 정답은 위에 언급한 대학 웹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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