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가 어두워지면서 막이 내린다. 무대 앞에는 꽃을 들고 그들이 기다리는 관객들이 있고 배우들은
감사한 마음에 눈을 감는다. 사진을 찍으며 서로 즐거워 하는 배우와 관객들.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이 이 순간을 위해서였을까.
'연세극예술연구회(아래 극예술연구회)'가 워크샵으로 준비한 제50회 명량순정뮤지컬
『쑥부쟁이』. 공연을 본 윤성호씨(20)는 "공연을 준비한 친구를 보기 위해 온 것이지만, 재미있었어요. 배우들의
캐릭터도 개성 있었고 노래도 예쁘게 부르더라구요"라고 말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극예술연구회의 공연에는 배우의 친구들만 오는 것은
아니다. 수업의 참고를 위해서나 그저 극예술연구회를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도 상당수다. 단지 극을 보고 싶어 극회를 찾는 학생들. 이런 모습이
대학 극회가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일지 모르겠다.
그 때문이었을까. 언제부턴가 그들은 연습의 시작과 끝에
둥글게 모여 서로 손을 잡기 시작했다. 음악을 맡은 김영지양(작곡ㆍ05)은 "서로의 마음을 모으는 거다"라며
"각자가 돌아가면서 자신의 지금 마음 속 상태를 말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고 스스로를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을 해준다. 힘든 과정이었음에도
아파서 도중하차한 한 명을 빼고는 모두들 끝까지
『쑥부쟁이』와 함께 달렸다.
공연을 앞둔 11월 마지막주에 그들은 무악극장에 들어갔다. 손수 세심하게 무대를 꾸며가며 관객들에게 던질 질문 하나하나 신경쓰는 그들.
연출하는 하양은 배우들에게 부탁한다. "극장을 찾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를 찾아온 사랑스럽고 소중한 관객들이야 그 얼굴을 한 번씩은
마주치고 함께 공감을 할 수 있도록 만들길 바래."
그 부탁이 단원들의 머릿 속에 남아있던 것일까. 커다란 북소리 속에서 배우들은 공연 내내 극장 내를
휘저으며 관객들을 압도했고 곳곳에서 웃음과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들을 보러 온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웃음과 기쁨을 선사할 수 있었던 공연.
단원들이 긴 시간동안 함께했던 모든 일들은 바로 그 한 순간을 위함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