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꼬집기

지난 1530호 연세춘추(아래 춘추)는 전체적으로 지난 호보다 충실한 모습이다.
우선 학내 선거관련 기사는 지난호와 더불어 상당한 양의 정보를 전달하고 있고, 지난 학생회를 돌아보며 새로 구성될 학생회가 긁어주어야 할 부분들을 다룬 것이 예년의 학생회 기사와 차별화됐다. 그러나 1, 2면의 기사는 여전히 각 선본의 공약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을 뿐이고 총여학생회에 대한 내용이 없다. 춘추가 학내 소식을 알리는 것에는 탁월하지만, 선거라는 이슈에 대해서 '공지'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사설을 쓰는 것도 좋지만, 그만한 노력을 들여 각 선본의 공약들을 분석하는 부분에서는 노력이 한참 부족했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 다른 하나는 신촌캠퍼스와 원주캠퍼스 간의 갈등 관련 기사다. 사이버 상에서만 돌던 이야기를 지면화, 공론화할 수 있는 것이 연세춘추의 힘이자 그 기능이라고 볼 때, 시의적절한 기사였다고 할 수 있다. 이 기사는 통계를 사용해서 이 사안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파악하고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단순한 인터뷰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 했던 대부분의 다른 기사들과는 달리, 다른 학교들의 사례를 제시해 독자들 스스로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한 점이 돋보였다. 그러나 통계의 직선적 해석과 피상적인 설문의 내용들은 깊은 이해와 분석이 아쉽다.

12면(서토불이)에서는 작가와 소설가를 소설의 배경의 장소에서 만난다는 발상이 신선했다. 분량이 적어서인지 깊은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기획의도를 잘 알 수 없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10, 11면에서 여성사 박물관, 주역과 오리엔탈리즘을 다룬 부분 등도 세밀하게 연관된 분석을 하지 못한 점, 기사의 충실도가 기획에 비해 떨어지는 점 등을 지적하고 싶다. 여성사 박물관 기사의 경우 총 5단 중 3번째 단에서야 서두가 끝나며 사진은 마치 작품사진과 같은 효과를 기대한 듯하다.
미흡한 점도 많지만 많이 나아진 춘추의 모습에서 더 발전된 다음호를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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