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학과 통폐합을 통한 특성화와 문리대의 구조 개편이 그 첫걸음

 

▲ 원주캠의 특성화 지원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보건과학대학
원주캠의 설립은 지난 1977년 12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원주분교(아래 원주분교)’가 인가되면서 시작됐다. 원주분교의 설립은 수도권의 비대화를 억제하는 인구 분산 정책과 지방의 고등 교육 향상을 도모하는 정부의 시책에 영향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교육 환경이 낙후된 강원도에 입지를 선정하기로 한 학교의 결정과 원주기독병원이 연세대학교 재단과 합병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맞물려 지금의 원주에 자리하게 됐다.


이후 지난 1981년 원주분교가 ‘연세대학교 원주대학(아래 원주대학)’으로 승격되고 그 다음해 의과대학이 원주의과대학으로 분리되면서 현재 매지캠·일산캠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됐다. 그 후 학교 측은 문리대, 경법대, 공과대 등이 신설됐고 학과의 단과대 승격을 비롯한 지속적인 발전을 거쳐 지금의 원주캠으로 거듭나게 됐다. 


그러나 원주캠은 현재 ▲일부 단과대에 치중된 특성화 정책  ▲체계적이지 못한 단과대 구조 등으로 인해 원주캠 내에서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신촌캠과 동등한 ‘연세’로 발맞춰 나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


현재 다른 단과대와 비교해 보건과학대학(아래 보과대)은 독보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다. 보과대는 지난 1978년 보건학과로 시작해 1986년 단과대로 승격돼 원주캠에서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의용전자공학부는 전자공학 기술의 응용을 통해 오늘날 의학 기술에 크게 기여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보과대 특성화로 인해 원주시는 의료기기를 통한 산·학·관 협력의 장으로 도약했고, 지역 혁신체계 확립으로 국가균형발전에도 기여하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이렇듯 보과대는 비교적 신촌캠에 버금가는 명확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지만, 다른 단과대의 상황은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상대적으로 등한시된타 단과대의 성장은 수능점수 차이나 중복학과 등으로 인한 신촌캠과의 이질감을 발생시킨 주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기획처장 김창수 교수(정경대·재무관리)는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의 주요 요소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어 원주캠에게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촌캠과 중복되는 학과의 방향 설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화 추진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소요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교수는 “원주캠은 신촌캠과 독립적으로 재정이 운영되고 있는데, 신촌캠과 같이 기부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아 상대적으로 재정난이 심한 편”이라며 “등록금만으로는 원주캠의 마스터플랜을 단기간 내에 실행하기 벅차다”고 얘기했다.


결국 학교 측은 각 학과별로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여부에 따라 선별적으로 특성화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과별 경쟁 시스템을 도입한 이러한 방안은 교육의 질과 학교가 함께 발전하는 윈-윈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관성이 떨어지는 학과들을 모아놓은 문리대의 개편도 원주캠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현재 문리대에는 학문간 유사성이 없는 14개의 학과가 혼재돼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문리대는 정체성을 잃을 위기에 놓여왔고, 이는 학교 전체의 발전에도 걸림돌이 돼왔다. 이에 대해 문리대 학장 지배선 교수(문리대·동양사)는 “그동안 이질적인 학문들이 하나의 이름 아래 모여 있어 한 사안을 통과시키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비됐다”며 문리대의 비대한 규모를 줄여 효율성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문리대 분화는 학교 측에서도 그 필요성에 공감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학교 측은 지난 7일 열린 ‘학장·대학원장 연찬회’에서 문리대를 가칭 ‘인문예술대학’과 ‘과학기술대학’으로 나눠 운영할 것에 합의했다. 한상완 원주부총장은 “새롭게 이뤄질 학과 개편은 원주캠에 활력을 불어넣고 특성화를 통한 발전의 계기를 만들게 될 것”이라며 “학칙 개정과 이사회 승인 등의 절차를 밟아 빠르면 오는 2007년 신입생 모집부터 변경된 체제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는 23일 원주의과대에서는 정창영 총장의 참석 아래 ‘학·처장 회의’가 열려 중복학과 개편 및 양 캠퍼스 간의 문제가 함께 다뤄질 예정이다. 모호한 정체성과 내부적으로 불균형한 성장를 이루고 있던 원주캠이 신촌캠과 함께 ‘하나의 연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