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꼬집기

지난 1529호 연세춘추(아래 춘추)는 독자에게 중요한 무언가가 빠져있다는 공허함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춘추의 편집방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신비롭고 복잡한 경험을 제공했다. 독자는 춘추의 기획력이 발휘되지 못한 '안타까운' 기획기사들과, 관행적 편집을 기반으로 한 사소한 실수, 식상한 보도기사를 접할 수밖에 없었다.
 
무려 두 면을 장식하고 있는 ‘신촌의 대학’은 사실 나열이나 통념의 확인으로 기사를 맺는다. 기획 의도에서 ‘각 대학들이 같은 지역에서 다른 문화를 만들어내는 원인을 알아보고자 한다’고 밝혔으나 기사는 그 궁금증을 적절히 밝혀주지 못한다.

‘대학 스포츠, 힘들어도 다시 한 번’의 경우 대학 스포츠의 문제점에 대한 분석은 일견 타당했으나 해법은 매우 미흡했다. 춘추의 해결책을 요약하면 ‘대학 스포츠에 프로만큼 투자하라’는 것인데, 대학리그가 스타를 영입하고 많은 자본을 통해 성장한다면 그것이 프로리그와 다를 바가 뭐가 있겠는가. 이 문제에 대한 춘추의 심층적인 고민이 선행되었다면 프로리그에서 얻을 수 없는 질적 차이를 기사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상 유세’는 각 후보에 대한 춘추의 기본적인 분석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천편일률적인 선본 자체의 원고들로 채워졌다. 선거를 앞두고 공정한 언론의 입장을 견지해야만 하는 춘추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기존의 선본 자료나 공고와는 다른 ‘기사다운’ 무언가를 창출해내려는 노력도 없이 너무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지난호의 백미는 ‘종횡무진’의 낱말퍼즐이었다. 퍼즐의 답을 다 적어놓고, 마감은 발행일인 14일보다 앞선 10일로 설정해 응모를 못하게 한 것은, 혹시 상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나? 이런 실수들로 춘추 전 구성원의 성실성에 의심을 살 수 있으니 조심하기 바란다. 더불어 2면에서 로버트 김의 총학의 중립성 칭찬 발언이 부각된 이유와 4면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대한 지나치게 친절한 설명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가져보며 이번 비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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