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간 이질감은 비단 우리대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1987년 수원에 자연과학캠퍼스를 설립한 성균관대는 캠퍼스 분리로 마찰이 발생했었다. 당시 성균관대는 명륜동 부지가 좁아 캠퍼스를 확장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학교 측은 늘어가고 있던 학생들의 수요를 충당하고자 수원에 부지를 매입했으나, 학생들은 새로운 캠퍼스를 분교로 오인해 캠퍼스 분리를 반대했다.

 수원의 낮은 도시화 정도와 통학문제를 우려한 학생들의 반대는 거셌다. 성균관대 생활과학부 이수만 행정실장은 “당시 통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균관대역을 세웠고, 캠퍼스의 이름도 분교가 아닌 하나의 성균관대를 나타내고자 인문사회(아래 인사)·자연과학(아래 자과) 캠퍼스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자과캠 총학생회장 이종언군(기계공학·02)은 “입학식은 자과캠, 졸업식은 인사캠에서 하고, 총학생회(아래 총학) 선거도 동일한 기조와 이름을 가진 선본이 양 캠퍼스에 각각 출마함으로써 캠퍼스 간 이질감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성균관대는 양 캠퍼스 중앙운영위원 모두가 참여하는 연속중앙운영위원회를 열어 등록금 인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같은 중요한 사안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한편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본교-분교문제’에 대해 경희대는 ‘중복학과 통합’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지난 1980년대부터 중복학과 통폐합 작업을 한 경희대는 1998년에 ‘서울캠과 수원캠은 중복학과가 없는 대학’이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당시 일부 학과의 통합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캠과 중복되는 수원캠의 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이 졸업을 하던 지난 2002년 불만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후 ‘본교-분교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내세운 수원캠 현 37대 총학은 학교 측과 투쟁을 시작했다. 수원캠 총학은 양 캠퍼스의 행정코드통합과 지역명을 탈피한 캠퍼스 명칭 변경을 해결방안으로 내세웠다. 서울캠·수원캠 총학과 기획조정실의 회의, 학생들의 ‘하나’를 향한 움직임으로 지난 10월 경희대 김병묵 총장은 “본교-분교식이 아닌 캠퍼스별 학사운영제도로 전환해 양 캠퍼스의 벽을 허물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로써 경희대는 지난 10월 대학종합평가도 한 대학으로 받았고, 2천여개의 기업, 입시기관에 양 캠퍼스의 학사행정 전환 공문을 발송했다.

 경희대 수원캠 기획조정실은 “남아 있는 중복학과 통폐합으로 특성화된 캠퍼스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006년 수원캠 국제경영학과와 서울캠 경영학과 통합을 앞두고 수원캠 부총학생회장 고광진군(국제경영·02)은 “중복학과 통폐합은 캠퍼스 간 학생들의 이질감을 좁히고 학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이번 학사행정 전환은 본교-분교문제를 겪는 타대학들이 특성화 대학으로의 전환을 가능케 할 공식적인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대는 정부의 대학구조조정 재정지원 사업에 따라 1캠의 독문과·불문과가 2캠의 독어과·불어과와 통합해 오는 2006년부터 1캠에서 운영한다. 하지만 중앙대는 유사학과 통폐합에 대한 학교 측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학생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에 중앙대 본부 측은 학생들의 의견을 재반영할 의사를 표시했고, 학생들이 추후 학과 통합에 찬성함으로써 논란은 일단락됐다. 곧 2차 구조조정안 발표를 앞둔 중앙대는 학생, 교수, 직원과 함께하는 구조조정 논의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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