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의 대학 - 서강대

 “신촌의 거리를 생각할 때 서강대는 약간 다르게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다. 차분하고 모범적인 이미지로 고등학교라는 별칭이 생겼다고 안다”고 이화여대 안선나양(경영학부·05)은 서강대학교를 바라보는 타대학생들의 생각을 말했다.

신촌의 남쪽 한 편에 위치한 서강대학교는 캠퍼스의 규모가 작고 학사과정이 빡빡해 ‘고등학교 시절 못지않게’ 공부를 많이 하기 때문에 그러한 인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몇 년 전만해도 학교에서 수업 시간이 끝날 때마다 종을 쳤고 토요일에도 수업도 상당히 많았다. 이에 대해 서강대 김지영양(경영·05)은 “우리 학교에 대해 비꼬는 말이지만 꽤 공감하는 면도 있다”며 서강대 학생들 역시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신촌의 대학 중 한 축을 차지하는 서강대학교. 하지만 이곳은 같은 신촌 지역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대학가는 그리 발달하지 않았다. 학교생활만으로도 빡빡한 편이기에 점심시간대를 제외하고는 학교 주변에 그리 사람이 붐비지 않은 편이다. 김양은 “학교 정문 앞에 있는 샛길을 제외하고는 주변에 놀만한 곳이 많지 않다”고 밝힌다. 후문이나 남문 또한 식당 내지는 하숙집과 원룸들로 전체적으로 ‘단정한’ 학교 분위기를 내고 있다.

많은 대학생들이 서강대학교 캠퍼스는 작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작은 편은 아니지만 뒤편에 산이 있기 때문에 걸어 다니는 길은 꽤 정해져 있다. 김양은 “시간표를 짤 때 동선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편리한 점도 있다. 또한 동선이 정해져 있어 웬만한 캠퍼스의 학우들 생활을 쉽게 아는 재미도 있다”고 나름대로의 이점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다니는 곳은? 바로 중앙도서관인 로욜라 도서관 앞이다. 1관부터 3관까지 나뉘어져 있는 이곳은 서강대 학생들이 말하는 학교의 ‘중심’이다. 서강대 박선현양(경제·02)은 “도서관에서 전교생을 한 번씩 다 만날 수 있다. 학교에서 우연히 반한 여학생을 찾고 싶으면 도서관 앞에 며칠 있으면 알 수 있다는 농담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굳게 선 알바트로스 상이 위엄있는모습으로 서강대를 지키고 있다./조진옥 기자
도서관이 ‘중심’이 된 데에는 학사과정이 한몫했다. 소문만큼이나 서강대학교의 학사과정은 꽤 빡빡하다. 특히 1학년들은 ‘읽기’와 ‘쓰기’가 필수과목으로 정해져 있다. 서강대 박연숙양(경영·05)은 “한 학기에 내야하는 독후감 숙제는 약 10편정도”라며 “이 수업 때문에 졸업을 못하는 고학번들도 자주 보인다”고 말한다. 또한 모든 수업의 좌석이 지정제로 되어 있기에 출결은 매번 체크되며 결석일수가 학점수의 두 배만 되어도 ‘FA(Fail Absence)’라는 낙제로 처리돼 학생들은 출석의 부담이 상당한 편이다. 김양은 “학점 또한 무척 엄한 편이라 지난 학기 경영학과의 경우 3.3정도면 등록금 일부를 감해주는 B형 장학금을 받았다”며 학점이 ‘짜다’는 일반적 소문에 동감했다.

늦은 밤 학생들은 서강대학교 정문으로 나선다. 하지만 주변에 있는 대학 거리를 돌아다니는 학생은 적었고 거리 또한 한적했다. 신촌의 보통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서강대학교. 학생들은 ‘또다른 신촌’의 거리를 걸으며 그들만의 문화가 있는 거리를 꿈꾸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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