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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8백억 이월적립금을 등록금으로?운동본부가 근거로 제시한 법령, 학교 측과 다른 해석차 보여 논란 가열
  • 김아람 기자
  • 승인 2005.11.07 00:00
  • 호수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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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교가 1천3백여억원의 운영수익 및 1천6백여억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9월 1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의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국정감사 때 우리대학교가 약 1천6백84억원의 적립금을 보유해 그 규모가 전국 3위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학생들은 지난 10월 27일 ‘1천8백10억 이월적립금 환수와 등록금 인하’를 위한 기자회견 및 서명운동을 벌여 2천여명이 넘는 학생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이월적립금 환수와 2006년 등록금 인하를 위한 연세대 운동본부(아래 운동본부)’ 대표 이성호군(사회·02)은 “학생들이 서명을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광경을 연출했다”며 “그만큼 문제의 심각성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운동본부의 주장에 대해 학교 측이 홈페이지에 반박의 글을 게재함으로써 이월적립금의 규모와 관리 및 환수에 관한 문제는 쉽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월금은 대학이 해당연도에 사용하지 않아 다음 해로 넘긴 금액을 뜻하며, 적립금은 특정한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일정 기금을 적립해 놓은 것이다. 지난 2004년 우리대학교의 이월금은 약 1백26억원, 적립금은 약 1천6백84억원으로 총 1천8백10억원의 이월적립금을 보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군은 “사용내역 및 목적이 불분명한 이월적립금을 환수해 해마다 오르고 있는 등록금을 동결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 2004년 우리대학교는 약 6천6백48억원의 교비 운영수입 가운데 등록금 수입은 약 37%(약 2천4백97억여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지난 5년 동안 등록금이 매년 약 6.24% 인상돼 지금까지 약 1백63만원이 더해져 부담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 차원에서 운동본부는 이월적립금 환수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군은 “학교 측이 진행 사업의 규모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등록금을 과도하게 인상함으로써 해마다 백억 단위의 이월금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등록금 인상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대학교는 지난 2001년 5백39억, 2002년 3백80억, 2003년 3백05억, 2004년 1백26억원의 이월금을 남겼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기획실 예산조정부 정정래 부장은 “이월금은 예측이 빗나가는 데서도 기인하지만 시기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한 예로, 지난 2월 말 ‘UB 기부금’의 이름으로 2억6천여만원의 장학금이 기부됐으나 학교의 회기가 2월 말 끝나는 이유로 시간이 부족해 이월금으로 적립됐다. 또한 정 부장은 “등록금으로 인한 수입은 해마다 예산 계획대로 쓰이는데 모자라는 경우는 있어도 남아서 이월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월금의 대부분은 특정한 목적으로 사용될 계획이 차질을 빚어 다음 해로 넘어가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월금의 대부분이 등록금 인상에서 기인한다는 운동본부 측의 주장과 다르다.

운동본부는 적립금의 사용내역 공개 및 등록금 동결을 위한 전용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운동본부는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에 대한 특례규칙’에서 예산의 전용에 대해 규정한 제13조를 제시하고 있다. 동조는 좥이사장 및 학교의 장은 동일 관내의 항간 또는 목간에 예산의 과부족이 있는 경우에는 상호 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군은 “1천8백여억원의 여유자금을 예산에 추가해 등록금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학교 측은 운동본부의 주장과 근거가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운동본부 측이 제시한 제13조 단서는 좥다만, 예산총칙에서 전용을 제한한 과목 및 예산편성과정에서 삭감된 과목으로는 전용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예산의 상호전용이 예산 편성목록 내에서만 필요에 따라 가능하다는 것으로, 예산과는 별도로 운영되는 적립금을 예산에 편성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정 부장은 “등록금과 적립금은 전용이 불가능한 별도의 개념인데 이를 연결시켜 등록금 동결을 주장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정 부장은 “도의적으로도 적립금의 대부분은 특정 분야에 지원을 부탁하고 내놓은 기부금 형태가 대부분인데 학교에서 이를 마음대로 용도를 변경해서 쓸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군은 “이월적립금의 액수가 엄청난데 이에 대한 사용내역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관리 현황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운동본부 측은 그들의 홍보물에 “각 학교들이 적립금 사용계획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우리가 그것을 요구한다고 해서 가져오지도 않는다”는 교육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며 이를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예산조정부 이근호 과장은 “매년 한 해의 회계자료를 교육부에 제출하는 것이 모든 사립대학의 의무이고 여기에는 이월적립금의 사용내역이 상세하게 적혀있다”며 운동본부 측의 주장을 부인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회계 자료의 이월적립금명세서를 살펴본 결과, 전기이월금액, 적립예금지출, 교비적립지출, 예금이자적립, 기금간이체, 적립예금인출, 차기이월의 항목으로 나눠 학기별로 관리하고 있었다. 이 과장은 “관리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이를 모두에게 공개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며 “이는 학교의 모든 사업내역이 나와 있어 타 대학과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 과장은 “등록금책정심의위원회(아래 등책위)와 같이 필요할 경우에는 학생들에게도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등책위에 참여했던 상대 학생회장 윤태영양(경영·02)은 “등책위 자리에서 이월적립금의 액수 정도는 파악이 가능했지만 각 금액의 사용내역까지 파악하기는 힘들었다”고 말해 실제적으로 학생들이 자료를 열람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월적립금 문제는 지난 9월 언론을 통해 문제가 제기된 후 운동본부에 의해 등록금 동결과 연관되면서 점차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 과장은 “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소신에 따라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는 학생들과 대화를 통해 논의한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운동본부 측이 제시한 법적인 근거가 학교 측과 해석의 차이를 보임에 따라 계속적으로 그들의 의견을 주장하는 데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운동본부 측이 사전에 학교 측과 이월적립금 및 등록금에 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논의 자리를 만들었다면 관련 조항의 서로 다른 해석으로 인한 지금과 같은 논쟁이 벌어지는 일은 줄어들고 좀 더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김아람 기자  rammy1177@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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