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PDA를 통해 YBS 방송을 보는 순간 신기함을 금치 못한다. 위정호 기자 maksannom@yonsei.ac.kr

 

서종수 교수(공과대.디지털통신공학)

 

최근 정보 통신 분야에서의 가장 큰 관심은 '디지털 컨버전스(Digital Convergence)'이다. 디지털기술이 일반화 되면서 기존의 아날로그 장비들이 모두 디지털(Digital)화 되어 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아날로그 시대에서는 하나의 기능밖에 수행하지 못했던 많은 기기들이 지능적으로 ‘융합화(Convergence)’ 되고 있다. 융합 및 복합화의 특성을 지닌 디지털 컨버전스 서비스는 다양한 형태로 이미 우리 생활 속에 파고 들고 있다. 예를 들어 통신과 금융이 융합된 모바일 뱅킹서비스는 이미 많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통신과 교통 분야에서는 지능형 자동차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차세대 성장동력 기술분야로 선정으로 되어 본격적인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카메라폰, 그리고 쾌적하고 편리한 가정환경을 실현하는 홈 네트워크 서비스도 통신과 가전의 대표적인 컨버전스 결과물이다.


이러한 컨버전스의 중심에는 항상 휴대폰이 자리를 잡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항상 가지고 다니며, 늘 대기 상태에 있는 기기가 바로 휴대폰이기 때문에 항상 컨버전스의 대상으로 휴대폰을 가장 먼저 고려하게 된다. 실제로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보며 게임을 하거나 문자를 보내는 것을 볼 수 있다. 방송도 이런 컨버전스 시대에 발 맞추어 “손 안에 TV”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DMB 서비스이다.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서비스는 통신과 방송의 대표적인 융합 서비스로 걸어 다니거나 자동차 안에서도 핸드폰, PDA, 노트북 등 휴대용 개인 단말기를 통해 TV, 오디오, 그리고 데이터 방송 등 고품질, 다채널의 디지털 방송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이다. 그렇다면 현재 수도권에서  방송 중인 지상파 디지털 TV 방송과 DMB는 어떻게 다른가?


기본적으로 지상파 디지털 TV의 전송 방식은 고정된 장소에서 30인치 이상의 대형 화면에서 고화질의 영상(HDTV)을 수신하기 위해 대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기존 HDTV에서 사용되는 많은 데이터를 휴대폰의 한정된 연산 능력과 한정된 배터리 용량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이동 중에 휴대폰에서 고품질의 방송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는 방송 데이터가 손상되더라도 그 데이터를 복원할 수 있는 부가적인 정보를 함께 전송해야만 한다. 따라서 이동 중에 고품질의 TV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작은 화면에 최적화된 작은 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며, 데이터 손상 시 그 복원을 위한 부가적인 데이터를 함께 전송할 수 있는 새로운 방송 방식을 필요로 하게 되었고, 그 필요를 채운 기술이 바로 DMB인 것이다.


DMB 서비스는 위성을 전달 매체로 사용하는 위성 DMB와 지상파를 전달 매체로 사용하는 지상파 DMB로 나눌 수 있다. 위성 DMB는 TU미디어가 2004년에 사업자로 선정되어 현재 37개의 채널을 이용해 유료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다양한 위성 DMB 폰이 시장에 출시되어 있다. 반면에 지상파 DMB의 경우 6개의 사업자가 2005년 5월에 선정되어 현재 수도권에서 시험 방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 연말 무료 상용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각 단말기 제조업체에서는 지상파 DMB 폰의 시제품 개발과 양산 준비를 마치고, 상용 서비스의 개시만을 기다리고 있다.


DMB 서비스는 방송과 통신 산업뿐 아니라 타 산업분야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되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상용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개시하게 됨으로써 DMB 기술 및 장비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콘텐츠 분야에서도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현재 휴대폰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의 퀄컴과 핀란드의 노키아에서도 기존 음성 위주의 통신 시장의 한계를 느끼고 DMB와 같은 이동 방송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FLO와 DVB-H와 같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지만,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에는 아직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지상파와 위성 DMB의 1차적인 기술 검증과 상용화 개발을 마친 상태이며, 연세대학교 차세대 방송기술 연구센터 등 국내 연구기관에서는 차세대 UMB(유비쿼터스 멀티미디어 방송) 기술과 고품질의 3차원 비디오/오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3D DMB 등의 요소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산업의 디지털화를 거치며 선진 기술국으로 발돋움 했으며 이제 세계는 디지털 시대를 넘어 컨버전스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컨버전스 시대에 우리나라는 또 한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세계 초일류 기술국 대한민국의 꿈. 이 꿈은 우리가 개발하고 상용화한 DMB라는 기술을 통해 실현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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