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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상처를 보듬는 의사
  • 권형우 기자
  • 승인 2005.10.04 00:00
  • 호수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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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1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김부남 사건’. 이는 30세 여성이 9살 때 자신을 성폭행한 이웃집 아저씨를 21년 뒤 찾아가 살해한 사건으로 아동 성폭력이 한 사람의 일생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아동 성폭력 치료 및 아동복지에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신의진 교수(의과대·정신과학)다. 아동 성폭력 사건 처리와 치료 등을 담당하는 ‘해바라기 아동센터’의 운영위원장을 역임 한 이래, 아동 교육에 대한 연구로 주목받고 있는 그녀를 만났다.

신 교수는 “아동을 이해하고 싶었고, 어머니의 입장에서 과학적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싶었다”며 먼저 자신이 소아정신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밝혔다. 특히 신 교수가 아동성폭력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데 대해 “지난 96년 미국 유학 도중, 훈련 센터에서 교육을 받게 된데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과학적으로 피해자들을 치료하며 가해자에 대한 형벌 또한 엄격했다. 반면 당시 우리나라는 아동 범죄 피해자들의 치료를 비롯해 가해자의 징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귀국 후 그녀는 성폭행 피해자 부모들과 함께 국내의 열악한 실태를 개선하기 위해 움직였다. 이에 정부의 위탁 하에 지난 2004년 아동 성폭력 아동들의 치료와 상담, 사건 조사를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해바라기 아동센터’가 개원했고, 1년 동안 약 3백명의 아이들이 이 곳을 거쳐 갔다.

더불어 신 교수는 아동 성폭력 문제를 전담하면서 겪은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지식 없는 사람이 지식 있는 사람을 평가하지 못한다”고 운을 뗀 그녀는 아동 범죄에 관련된 사회적 무지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아동 성폭력 피해자의 60% 이상이 상담과 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고 한다. 또한 그녀는 아동 성폭력 문제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다뤄지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아동문제가 전문가는 배제된 채 여성단체의 영역에서만 다뤄지고 있다”며 현재 전문가의 견해가 반영되지 못하는 국가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아동 교육은 아동들의 복지와 큰 연관성이 있다. 올바른 교육이 전제되지 않는 한 아동들에게 행복한 삶과 환경이 보장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동 교육은 어릴 때 잘못된 것을 미리 바로 잡는다는 측면에서 치료의 효과도 강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아동 교육의 현실은 어떨까. 이에 대해 신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아동 교육이 지나치게 부모 개인의 철학이나 신념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적인 방법은 배제되고, 부모의 불안이나 욕구에 의해 좌우되고 있는 면이 있다”고 밝힌 그녀는 “아이가 생후 18개월이 되자마자 문자를 배우는 나라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다”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지나친 교육열을 우려했다. 이어 신 교수는 “그러다보니 생각이 깊지 즉흥적이며,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잘못된 교육의 영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현재 잘못된 아동 교육에 대한 해결책으로 신 교수는 ‘객관적인 증거와 체계적인 연구에 의한 아동 교육의 과학화’를 제시했다. 최근 『현명한 부모들이 꼭 알아야할 대화법』을 출간한 신 교수는 “교육의 목적은 대화를 통해 객관적이고 올바른 사람을 키우는 데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 발전의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늘 태양만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그것을 추구하는 해바라기처럼 신 교수는 타고난 열정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우리나라의 아동 문제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그녀야말로 우리의 현실에 한줄기‘빛’을 던지는 진정한 지성인의 모습이 아닐지.

/권형우 기자 spinoza@yonsei..ac.kr

권형우 기자  spinoz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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