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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세상밖으로 나들이 나오다!
  • 윤현주 기자
  • 승인 2005.10.04 00:00
  • 호수 1526
  • 댓글 0
높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바야흐로 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하지만 여전히 ‘책’이란 단어는 딱딱하게만 느껴지는데, 지난 9월 29일(금)부터 3일(월)까지 도서관에서 차곡차곡 잠자고만 있던 책들이 홍대 앞으로 나들이를 나왔다. ‘제1회 서울 와우 북 페스티벌(아래 북 페스티벌)’이 바로 그것!
‘홍대 주변’. 단연 ‘클럽’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홍대 주변에는 2백개 이상의 출판사 역시 이곳에 모여 세계 유일의 자생적 출판단지가 조성돼있다. 소가 느긋이 누워 있는 모양새라는 ‘와우산’ 자락에 모여 있는 이 출판사들이 힘을 모아 몇 년동안의 준비 끝에 드디어 일을 벌인 것이다.
이번 축제의 모토는 ‘책과 함께하는 새로운 문화축제’다. 더 이상 혼자 읽는 행위로만 그치는 독서방식의 책 읽기는 지양한다. 거리에서 함께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그리고, 입으로 말하며, 가슴으로 느끼는 오감 만족의 새로운 독서문화, 즉 직접 체험하는 독서문화의 새 시대를 그리고 있다.
처음 시도되는 페스티벌인 만큼 홍대 주변 40개 이상의 출판사가 모여 야심차게 행사를 준비했다. 나흘동안 열리는 이 행사에서 열린 프로그램만 해도 50여개가 넘는데… 몇 개만 콕 찝어 들여다볼까?

눈으로 보다!

‘책’ 안에는 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책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 바로 ‘책에 삽입된 그림 또는 사진이다. 이들이 책 속에서 갤러리로 나왔다.
총 7곳에서 나흘 동안 계속된 전시 프로그램 중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김홍희 사진전」이었다. ‘시간을 베다’라는 주제의 이 사진전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거창한 ‘사진전’이 아니다. 이야기가 있는 사진들이 전시돼 있기 때문이다.
곧 출판 예정인 책을 원본 그대로 전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유명한 사진가의 작품은 아니지만 사진 속에는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처음으로 글과 사진을 접목시킨 김 작가. 그는 “사진이 글에 종속되거나 글이 사진에 종속되기가 쉽다. 사진은 사진대로 노래 글은 글대로 노래하며 이 두 가지가 만나서 코러스를 이루고 있다”며 사진과 책의 접목을 얘기했다.
그 외에도 컴퓨터 등의 도구를 전혀 쓰지 않고 손으로 따뜻한 자연의 느낌을 그리는 이태수씨의 ‘자연 그림전’, 작가 정민이 골라 엮은 우리 한시에 중견 화가 김점선의 디지털 판화가 함께한 ‘꽃들의 웃음판’ 시화전 등이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줬다.

함께 즐기다!

또한 3년만의 신작 장편소설 「장외인간」으로 찾아온 작가 이외수씨가 이색적인 콘서트를 가졌다. “책을 쓰는 것과 노래는 다르지 않다”고 말을 건네는 이 작가. 긴 머리와 주름마저 토속적인 그가 철가방 밴드와 함께 ‘달빛사냥 콘서트’를 열었다.
카페 ‘빵’에서도 이색적인 공연이 있었다. 홍대 인근에서 알 만한 사람들은 아는 채윤성, 카카키오, 도경민 등의 가수들이 지난 9월 30일(금)과 2일(일) 이틀 동안 ‘내 마음에 담긴 책’이라는 주제로 공연을 가졌다.
이번 공연은 전체가 ‘책’과 관련된 컨셉으로 이루어졌다. 책을 읽고 그 느낌을 노래한 곡이라던가 음악 중간중간에 감명깊게 읽은 책의 내용을 얘기하며 공연이 진행돼 책과 음악의 절묘한 조화를 이뤄내며 색다른 묘미를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그들과 만나다!

책속에서만 느끼던 작가들을 실제로 만나는 기회도 큰 호응을 얻었다. 30일(금)에는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의 도종환 시인, 1일(토)에는 소설 「외출」의 김형경 작가, 3일(월)에는 「지도밖으로 행군하라」의 한비야 작가의 독자와의 만남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교보문고에서 광고를 보고 찾아왔다는 이정희씨(28)는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의 작가들을 직접 만나니 감회가 새로웠다”며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더 나은 북 페스티벌을 기대하며

야심차게 준비한 ‘제1회 홍대와우북페스티벌’, 행사 첫째날부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예정돼있던 레이지본, 로켓다이어리 등의 축하공연이 무산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고리타분하게만 느꼈던 사람들에게 음악, 회화, 조형물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독자들에게 한걸음 더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은 ‘책 읽는 대한민국’을 지향하기 위한 좋은 시도였다고 평가된다.
처음 시도되는 북 페스티벌이기에 대중들의 관심이 적었고, 출판사 중심의 행사라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서울대 김보람양(경제·05)의 “단점들은 보완한다면 충분히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큰 행사다”라는 말처럼 올해의 열정을 이어나가 책을 통해 미래를 여는 힘을 키우는 멋진 축제로 발전하길 기대해본다.

/글 윤현주 기자 gksmf07@
/사진 위정호 기자 maksannom@

윤현주 기자  gksmf07@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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