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시 바라보는 두 눈에는 20대의 생기발랄함과 지적인 모습이 동시에 배어져 나왔다 / 위정호 기자 maksannom@
 

 지난 여름 사람들을 TV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게 했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열기를 기억하는지. 그렇다면 드라마 속에서 파티쉐 김삼순의 보조를 하며 전라도 사투리를 능청스럽게 구사하던 똘망똘망한 눈동자의 ‘인혜’도 기억할 것이다. 여름 밤을 웃음으로 몰아넣었던 『내 이름은 김삼순』은 막을 내리고 어느새 가을이 찾아온 지금, ‘인혜’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인혜’가 바로 우리대학교 학생이라는 것이다. 현재는 연기활동을 하느라 휴학 중인 한여운양(철학·03휴학, 본명 안미나)을 만났다.

드라마 내에서 항상 파티쉐 복장을 하고 있던 그녀가 일상복 차림으로 나타나니 얼핏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사람들이 한양을 ‘인혜’로 기억하고 있는 만큼 그녀의 브라운관 첫 역할인 ‘인혜’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봤다. “그 전까지는 연극과 뮤지컬로 연기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내 이름은 김삼순』에 출연하게 됐죠. 첫 데뷔작이 엄청나게 인기를 끌어서 기쁠 따름이에요”라고 말하는 한양. 많은 시청자들에게 예쁘게 꾸민 모습을 못 보여주고 항상 흰 옷을 입은 파티쉐 복장으로만 출연해서 속상하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양은 “내가 연기하고 있는 모습을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뻤다”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한양은 어릴 적부터 아역연기를 꾸준히 해왔다. 그러다 지난 2002년에 악극 『미워도 다시 한 번』, 2003년에는 뮤지컬 『피터팬』의 출연을 계기로 본격적인 연기활동에 첫발을 들여놨다. 한양은 우리대학교 ‘극예술연구회(아래 극회)’에서 활동을 하기도 했는데, 연극 『뜻대로 생각하세요』의 공연에서는 직접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아무 조건 없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연기하는 동료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며 “극회에서의 순수한 열정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하는 한양. “그 때 배우고 느낀 것은 연기활동에 있어서 잊을 수 없다”는 그녀의 극회사랑은 현재 그 활동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끊이질 않았다.

연기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우면서 대화는 자연스럽게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흘렀다. “드라마에서의 연기는 이제까지 주로 해오던 연극과 조금 다르긴 했지만 연기라는 점에서는 똑같이 좋았다”는 한양. 일반적으로 조연에게는 드라마 작가가가 캐릭터 설정을 구체적으로 하지 않는데, 그녀는 그 점을 살려서 오히려 자신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캐릭터를 보여줬다. “캐릭터에 생동감을 넣는 것 뿐만 아니라 전라도 출신이라는 설정을 위해 여러 영화를 보면서 사투리 연습을 많이 했다”며 드라마에서 능숙하게 구사하던 사투리의 비밀을 귀띔한다.

인터뷰 중간에 기자에게 “수업은 어때요?”라며 묻는 그녀, “복학해서 빨리 공부를 하고 싶다”며 휴학생다운 아쉬움을 밝힌다. 아직 연기가 시작 단계에 있으니 학업을 병행하는데 어려운 점이 많아 현재는 학업을 중단하고 있지만 그녀는 학업 생각을 잠시도 놓지 않고 있었다. 한양은 “연기를 즐겁게 하다가도 ‘휴학’이 가슴 속에 무거운 짐이 될 때가 있지만 대학원 공부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연기와 공부 어느 하나도 놓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드라마와 연극 중 어느 연기를 계속할 예정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연기면 다 좋다”며 미소짓는 한양은 “당분간은 나에게 주어지는 연기는 다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한다. 꿈을 펼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며 연기와 학업, 그 속에서 고민하고 있는 한양은 미래를 고민하는 영락없는 대학생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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