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휴강시켜주세요!"

연고제에 즈음해 올해도 어김없이 교수와 학생들의 휴강 전쟁이 치러졌다. 학생들은 연고제 참여를 위해 해당 과목 교수에게 휴강을 요청하고 교수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학생들이 스스로 해결하는 양상을 보였다. 바로 '자체휴강'을 통해서다. 박지애양(이학계열·05)은 "학교 행사와 수업을 병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휴강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며 휴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체휴강도 어느 정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하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자체휴강이 이뤄지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교양영어 수업이다. 원어민 강사는 일반 교수들과 달리 휴강에 대한 재량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휴강을 하게 되면 심한 경우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원어민 강사는 휴강을 기피하는 입장이며 이에 따라 학생들의 선택은 자체휴강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자체휴강을 할 경우, 해당 수업은 전원 결석으로 인정돼 상대평가를 적용하는 현 교육체제 상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학생들의 성적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사전에 아무런 말도 없이 수업에 참석하지 않아 당황해 할 때가 종종 있었다"는 원어민 강사 M.Nicole J 씨의 말처럼 학생들의 자체휴강은 빈번하게 행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자체휴강에 대한 학생들의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김다혜양(인문계열·05)은 "수업을 듣고 싶어도 다른 학생들의 성적에 불이익이 주어질까봐 수업에 출석하지 않게 된다"며 "연고제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은 휴강된 시간을 비생산적으로 보내는 것이 현실"이라고 불만을 내비쳤다.

언어연구교육원 전상헌 과장은 "매년 연고제나 대동제, 심지어는 본 시험 기간보다 일주일 앞당겨 치러지는 교양영어 수업을 전공과목 시험 공부를 이유로 자체휴강을 한다"며 "반복되는 자체휴강으로 학교 전체가 휴강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연고제와 같은 학교 행사에 학생들의 참여는 중요하다. 하지만 교수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학생들의 임의 휴강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연고제가 끝난 지금, 학생들의 지나친 열정이 오히려 자체휴강이라는 왜곡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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