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이 하는 큰 착각이 있다. 첫째, 인사담당자는 자기소개서를 ‘눈에 띄는 것’만 ‘대충’ 읽는다. 둘째, 자기소개서는 서류전형 통과만 하면 그대로 버려진다.
하지만 S기업의 인력운영팀장인 A씨는 “인사담당자는 생각하는 것보다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읽고, 이를 최종까지 반영한다. 자기소개서를 잘 쓴다고 무조건 입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입사한 사람 중에 자기소개서가 부실한 사람은 없었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듣고 허둥지둥 마음이 급해질 그대를 위해 자기소개서 전문가인 ‘잡코리아’의 전성혜 과장을 만나 ‘이렇게 쓰면 절대 안되는 자기소개서 천태만상’을 들어봤다.

1.자기소개서는 자서전이다. 내 인생을 한번 담아볼까?
‘지방의 한 병원에서 태어난 저는 평범한 회사원이신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 아래에서 걱정없이 자랐습니다...’ 자서전 작가로 데뷔하려는 게 아니라면 이런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는 지원분야에 자신이 얼마나 적합한지를 강조해야 하는데 성장배경과 학창시절, 성격 등을 지원분야에 초점을 맞춰 자신이 과거부터 꾸준하게 준비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야 한다. 또 첫 페이지에 중요한 내용을 작성하는 두괄식이 좋다.

2.자기소개서는 내용이 중요하다. 형식에서 해방되자?
‘10pt? 그냥 보기 좋게 11pt로 하지 뭐. 내용만 알차면 다 뽑히겠지?’ 이력서는 화려한데 서류전형조차 통과하지 못한다면 형식을 다시 살펴보자. 정해준 양식이 있다면 철저히 따르고 자유양식이라도 시각적인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항목별로 정리하고 키워드나 지원분야에 관련된 문장으로 강조하는 것도 하나의 요령이다. 참고로 항목별로 나눠져있지 않은 자기소개서는 읽기 싫은 최악의 자기소개서로 뽑힌다.

3.인사담당자는 내 친구?
‘경제학을 공부했다. 나는 부지런하다’ 등 친구에게 말하듯이 자기소개서를 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자기소개서를 읽는 인사담당자 및 채용담당 임원들은 보수적이다. 공손하다는 이미지를 주고 싶다면 ‘존칭어미’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 또 ‘쌩뚱맞죠’ 등의 유행어, 이모티콘, 오타는 치명적이다. 자기소개서가 받아쓰기 시험지는 아니지만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인사담당자에게 기본이 안 된 사람이라는 걸 광고하는 것이 된다.

4.정직은 최고의 미덕이다. 단점도 최대한 솔직하게 써라?
‘칼같이 끊는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업무를 처리할 때 독단적인 면이 있습니다.’ 인사담당자가 보기에 이런 점은 치명적인 결격사유다. 그 뒤에 아무리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쓰더라도 이미 이미지는 나빠져 있다.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강점을 PR하는 글이므로 단점을 기재하더라도 자신의 장점을 가리지 않을 만한 것을 적어야 한다.

5.영어 공부하느라 바쁜데 자기소개서는 공고 나온 다음에 천천히 써도 되겠지?
‘자기소개서는 나중에 쓸 말 많을 때 써도 된다. 지금은 쓸 말도 없고 바쁘니까 나중에 쓰겠다.’ 보통 학점, 영어 점수, 인턴 경험 등에 치중하느라 자기소개서는 4학년 이후로 미룬다. 하지만 자기소개서를 한 번 써보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내 적성에 맞는 분야는 어디인지 감이 잡힌다. 적어도 3학년 초반에 자기소개서를 써보고 본격적인 취업 준비에 들어가도록 하자.

잡코리아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서 주최한 ‘대학생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공모전’ 심사위원이었다는는 전과장은 “수준 이하의 자기소개서가 많아 8백통의 자기소개서 중 1차 통과를 시킬 80통을 뽑기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말했다. 지금 취업 문제로 끙끙대며 청년 실업 50만명인 이 시대를 한탄하고 있는 그대, 빨리 빨간펜을 들고 예전에 냈던 자기소개서를 검토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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