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전이 기다려지는 이유 3가지. 하나, 선수들의 멋진 경기. 둘, 그들을 향한 열띤 응원.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마지막 한 가지는? 그렇다. 바로 ‘기차놀이’.

연고전이 있는 날만큼은 신촌 거리 전체가 연세인들의 무대가 된다. 연세인들은 차량이 통제된 정문 앞 도로에서 응원가를 부르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1백명에 달하는 기다란 ‘인간기차’를 만들어낸다.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며 마음 가는대로 신촌거리를 누비는 ‘기차’들에게도 목적지가 있으니,바로 까페나 호프집이다. 평소 같았으면 영업방해죄로 쫓겨났을 법한 연세인들의 애교 섞인 애원(?)에 대부분의 상점들은 기꺼이 음료수나 간식을 내어주며 축제에 한몫을 한다. 다른 학교의 축제나 행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 ‘특별한 놀이’의 과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이경훈씨(89년도 응원단장)는 “응원가를 직접 연주하며 연세인들을 반기는 호프집들도 있었고, 졸업한 선배들이 포장마차에 돈을 미리 계산한 뒤 후배들이 음식을 마음껏 먹게 한 경우도 있었다”며 “모든 연세인들과 신촌 주민이 함께할 수 있는 날이었다”고 당시의 기차놀이를 회상했다. 또 오승진씨(95년도 응원단장)는 “학생들이 버스에 올라가 응원가를 부르고 내려오곤 했는데 열광적이었던 월드컵 거리응원의 시초가 ‘기차놀이’가 아닐까”라고 웃으며 그때를 추억했다.

하지만 요즘, ‘기차놀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신촌 거리를 벗어난 곳에서까지 일명 ‘말뚝박기’등 무분별한 놀이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나 ‘기차놀이’가 끝난 뒤 쓰레기로 가득한 거리를 보며 각종 언론 등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신촌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우리대학교 동문은 “선배의 입장에서 아깝지 않은 마음으로 후배들에게 술·안주 등을 제공하곤 했지만 가끔 무례할 정도로 권리행사를 하는 후배들이 있어 안타깝다”며 “미리 양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기본적인 예의만 지킨다면 많은 상인들이 기쁜 마음으로 연세인들의 축제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고제에서는 성숙한 질서의식과 연세인의 흥겨움이 어우러진 ‘기차놀이’를 만들어 우리들만의 특별한 축제문화가 모두의 기억 속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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