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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가를 보며 자라나는 아이들신촌거리의 외딴 섬, 창서초등학교
  • 민경남 기자
  • 승인 2005.09.12 00:00
  • 호수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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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환경, 과연 아무 문제 없나?

초등학교 시기는 막 배움을 시작하고 인격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때인 만큼, 학생들이 배우는 공간인 학교의 주위 환경이 가지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그런 의미에서 창서초등학교의 지리적 입지는 많은 우려의 소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주변 업소들로부터 받는 직접적인 영향은 생각 외로 덜하다는 입장이다. 이 학교 김금순 교감은 “초등학교의 수업과정은 아침에 시작하여 낮 2시나 3시쯤 끝나는데 비해, 주위 업소들은 대부분 저녁부터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며 “실제로 학교와 학생들이 받는 가시적인 영향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교 측은 등교길에는 녹색어머니회의 학부모들이, 하교길에는 학교에서 2명의 교사들이 순찰 지도를 나가며 혹시 모르는 부정적인 영향을 막고자 힘쓰고 있다. 실제로 이 학교 4학년 진우영군은 “우리에게 더 많은 관심을 끌고 공부를 방해하는 것은 그런 술집 같은 게 아니라 PC방이나 오락실 같은 곳인데 근처에는 거의 유흥업소들 밖에 없어 별로 신경쓰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은 이와는 상반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 하교길에 아이를 데리러 창서초등학교에 매일 온다는 학부모 이원영씨(36)는 “아무리 겉으로 드러나는 직접적인 문제가 적다고 해도 “간접적으로나마 끼쳐질 영향을 생각하면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 학교 6학년 김승환군도 “교실에서 창밖을 보면 건물 간판만 보인다”며 “학교 운동장을 제외하면 근처에 친구들과 같이 놀 곳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위생 환경이나 취객 문제 등 학교 주변 유흥업소들이 주는 다른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학교의 야간 경비를 담당하는 정진호씨(49)씨는 “밤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이 운동장으로 들어와 술판을 벌이며 소란을 일으키는 경우는 양반이고, 학교 안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벽에 스프레이 등으로 낙서를 해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도 사실 유흥업소 자체보다 그곳을 자주 이용하는 젊은 층의 잘못된 태도로 인한 문제점이 더 크다고 말한다. 앞서 언급한 길가나 운동장의 쓰레기 문제와 같은 위생상의 측면이나 취객들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들이 많다는 것이다. 김교감은 학교와 학부모 운영위원회가 함께 서대문구청에 근처 길가 CCTV설치를 건의했으며, 그 지역 치안 담당 지구대와의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인 협조 등을 통해 이런 문제점들을 줄이는 데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선영 학부모 운영위원장은 “주민자치위원회를 통한 상주 환경주민 제도를 도입하는 등 지역 단체들과 함께 교육 환경을 보호하고 개선해 나가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대학생들도 신촌이라는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써 어린이들의 교육에 지장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줬으면 한다”고 협조를 부탁했다.


상생의 대안을 찾아라

이처럼 학교의 지리적 환경에서 학생들이 받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학교와 학부모, 구청 등은 각종 대안을 강구하고 있다. 서대문 구청의 한 관계자는 “창서초등학교와 창천초등학교를 합병하고 창서초등학교 부지를 신촌의 주차난 극복을 위한 주차장으로 사용하자는 주장도 있다”며 “주민과 학교 측, 학부모 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궁극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각종 술집과 유흥업소들로 가득찬 신촌이라는 바다위의 ‘무인도’라고 할 수 있는 창서초등학교가 지역공동체의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중심지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민경남 기자  cynical@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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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지어 학교에 들어오는 해맑은 아이들과 정문밖으로 보이는 호프집 간판들. 과연 저 아이들은 무엇을 보며 자랄까? /신나리 기자 @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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