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재창립된 '신촌민회'의 어제와 오늘

인생이란 질러본 후의 쓰디쓴 깨달음으로부터 나오는 것.

‘한번쯤 시련에 울었었던 손이 고운’ 연애경험자들이 그 후 더욱 성숙해지고 사랑도 잘 하듯, 실패가 달리 성공의 어머니는 아닐 것이다.
 
신촌민회(아래 민회)의 경우가 그렇다. 우리대학교 이신행 교수(사회대·정치이론 및 사상)가  제자들과 함께 지난 2001년 설립한 민회는 2년만에 저조한 참여율과 구청 등의 자치단체들의 지원 부족으로 문을 닫았던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지난 5월 주민투표를 거쳐 재창립된 민회는 실패를 겪은 후 시작하는 재도약이라는 점에서 빛을 발한다. 이교수는 “밀집된 대학가로 인해 급속하게 변한 신촌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지역공동체인 민회가 해결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민회는 봉원사·봉원교회 등의 종교단체와 우리대학교 총학생회, 이화여대 총학생회 등의 단체들로 구성돼 있다. 사무국장 성용욱군(정외·98)은 “현재 한달에 한번씩 대의원회가 열리고 있다”며 “7~8명의 우리대학교 출신 사무국원들이 사업을 주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종교단체에서 후원을 해주고 있다”고 민회의 상황을 설명했다.

   
▲ 지역사회에 대한 고민의 장, 체화당 /신나리 기자 journari@yonsei.ac.kr
민회가 계획하고 있는 사업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중인 것이 바로 마을버스의 요금 상승문제 해결이다. 신촌 지역 2개의 마을버스노선(7024, 7737)이 버스노선개편 후 지선버스로 승급되면서 요금이 5백원에서 9백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러나 주로 단거리 통행을 위해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노선 연장은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민회는 이와 관련해 「봉원동마을버스개설 대책위」와 함께 신촌주민 3천31명의 서명을 받고 마을버스의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지난 7일 서울시청 교통행정과에 제출했다. 이 밖에도 민회는 대학교 도서관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하는 방안이나 굴다리 밑 차도의 교통문제, 대학가 주변의 난개발 문제 해결 등을 지적하고 있지만,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은 도출해내지 못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민회는 ▲사업을 핵심적으로 주도하는 공식집단의 부재 ▲홍보부족과 그에 따른 주민참여부족 ▲지역문제를 심층적으로 연구할 연구기관의 부재 ▲재정적 어려움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회는 운영진들을 모아 집단을 조직하고, 홈페이지 개설과 지역문화카페인 체화당의 문화행사를 통해 주민참여를 이끌어 내며 ‘풀씨재단’을 설립해 이번 학기에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의 단체티셔츠를 판매해 그 수익금을 투표를 걸쳐 필요한 곳에 모금할 계획이다. 

태어날 때부터 걸음마를 완벽히 하는 사람은 없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친 후 이룩되는 것이 성공이라는 결실이다. 새로운 유토피아로서의 신촌과 풀뿌리민주주의의 정착을 꿈꾸는 민회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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