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커뮤니티의 지존 '연세대정보공유'는 어떤 곳인가

당신은 우리대학교에 어떤 일이 일어나면, 혹은 학교생활을 하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어디를 가장 먼저 찾는가? 학교 홈페이지, 학교 사무실 아니면 선배? 그러나 아마도 대부분의 학생이 프리챌에 접속, 연세대정보공유 커뮤니티(아래 연정공)를 찾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의사소통이 오프라인보다 활발한 요즘, 비단 2만 연세인이 생활하는 작은 사회 연세대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수많은 인터넷 클럽과 커뮤니티, 게시판 속에서 방대한 정보와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 그리고 그 흐름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인터넷 공동체가 바로 연정공이다.

지난 2002년 3월 프리챌 커뮤니티에 개설된 연정공은 만들어진 지 4년만에 2005년 8월 현재 회원수 2만3천여 명이 넘는 연세대학교 제일의 정보 교류 및 의견표출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연정공이 이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커뮤니티가 형성되던 지난 2002년 당시 전 사회적으로 불었던 인터넷 열풍에 힘입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인터넷을 이용하게 되고, 프리챌 등 커뮤니티 전문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커뮤니티 설립이 훨씬 용이해진 것이 발전의 토대가 되었다.
또한 학교 당국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제한적이고 추상적이지만, 연정공에서는 게시자의 경험에서 우러난 상세하고 직접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정공을 구성하는 게시판으로는 우선 취업, 고시, 유학, 강의정보를 비롯한 각종 정보를 공유하는 정보성게시판들이 있다. 네이버의 한 블로거가 “연정공 취업게시판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icemerry/네이버)고 말할 정도로 이들 게시판에는 다양하고 풍부한 정보들이 축적돼있다. 그리고 하루에 1백여 건 이상의 글이 올라오는 익명게시판은 가히 연정공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적나라한 성애묘사 등의 파격적인 성 담론으로 화제를 낳았던 연애체험담 게시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또한 사회와 학교에 대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정치게시판과 총학게시판에 이르기까지 연정공이 포괄하는 정보는 대학생의 관심사 전부를 반영한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이 가장 자주 찾는 곳이 바로 익명게시판이다. 익명성으로 인한 폐해도 상당하지만, 그러한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많은 학생들이 익명게시판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억압됨 없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익명게시판의 특성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익명게시판은 일종의 관음증적 혹은 자기노출적인 인간의 욕구가 표출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욕구들로 인해 익명게시판을 찾는 이용자를 크게 나눠본다면 게시물이나 댓글을 직접 쓰며 참여하는 ‘능동형’, 그리고 타인의 글들을 읽으며 재미를 느끼는 ‘수동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목소리가 오고가는 익명게시판은 4년 동안 많은 사건들을 만들어냈다. 수많은 리플을 낳으며 화제가 됐던 대표적인 사건 두 가지를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이나미양 사건
→ 지난 2002년 겨울, 이과대 여학생이라고 밝힌 이나미양이 익명게시판에 “왜 마초맨을 응원가에서 제외해야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글을 올려 화제가 됐던 사건이다. 미모의 여학생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팬클럽을 결성하자는 운동이 전개되기도 했으나 결국 이양이 허구의 인물로 밝혀지면서 사건이 종결됐다.

2. D군 사건
→ 지난 2003년 언론에도 소개됐던 사건으로 ‘영화의 이해’ 과목을 수강한 한 학생이 강사에게 “친구와 학점을 교환하기로 합의했다”고 속여 학점을 바꾼 사건이다. 일명 ‘학점스와핑’ 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이 연정공에 알려지면서 D군의 신상이 공개되고 사건처리에 대한 각종 의견들이 올라왔다.

대학사회는 매년 입학하는 신입생들로 인해 그 구성원이 끊임없이 충원된다. 이들을 통한 정보의 축적이 새로이 반복되는 연정공의 순환적 구조는 타 홈페이지가 따라올 수 없는 방대한 양의 정보축적을 가능케 했다. 또한 우리대학교에 관한 흥미 위주의 정보들이 많이 올라온다는 점은 연정공만이 갖는 장점이다.

 “수강신청 기간마다 연정공에 들어와 강의정보를 찾는다”는 유지환군(의예·05)은 “강의에 대한 솔직한 평가들이 많아 수강신청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유군과 같이 수많은 학생들이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연정공을 방문한다는 사실은 연정공의 위상을 보여주는 좋은 지표이다.

하지만 여기저기에서 표출되는 연정공의 문제점은 연정공의 현재와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학내 구심점으로서의 인터넷 공간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연정공은 장단점을 가진 채 정보공유의 장으로서, 또는 유희의 장으로서 앞으로도 우리대학교 내에서 확고부동한 위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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