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겸 아나운서 김주희 동문(문리영문/신방·00)을 만나다

/위정호 기자 maksannom@yonsei.ac.kr
“안녕하세요. 김주희입니다.”
시원시원한 목소리의 당당한 그녀는 바로 2005년에 미스코리아와 아나운서라는 행운을 동시에 거머쥔 김주희 동문(문리영문/신방·00)이다. 원주캠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이중전공으로 신촌캠 신문방송학과를 마친 그녀는 지난 학교 생활을 묻자 회상하는 듯 살짝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사진동아리 활동하느라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면서 재밌게 생활했어요. 사실, 많이 놀았죠”
중학생 때부터 막연히 가졌던 아나운서의 꿈은 대학에 들어와 신문방송학을 공부하면서 확고해졌고, 방송 아카데미에서 받은 교육과 경기 케이블TV 아나운서 경험을 바탕으로 공중파 아나운서의 꿈을 위한 본격적인 노력을 했다고 한다.

그녀는 어색한 발음을 교정하기 위해 뉴스 앵커의 발음과 억양 분석과 신문 기사를 읽고 녹음해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 훈련도 목에서 피가 나올 정도로 했어요.”

이런 그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합격이라는 반가운 손님은 그리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두번이나 최종 심사까지 도달했는데도 불구하고 번번히 떨어지는 이유를 궁금해하던 찰나에 한 심사위원이 지나가는 말로 한 “이미지는 좋지만 통통하다”라는 말을 들은 것. 이를 계기로 그녀는 스스로를 더욱 돋보이게 할 무기로 다이어트를 선택했고 이때 경험한 불합격이 오히려 용기를 갖게 된 계기가 됐다고 한다.

외모때문에 최종 심사에서 떨어졌다는 말에 심사가 외적인 기준에 좌우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묻자 그녀는 단호하게 말한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통통하다는 것은 자기 관리에 소홀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저도 게으르고 불규칙적인 생활을 했었는데 그게 살이 찌게 된 이유인 것 같아요. 예쁜 사람들은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그만큼의 피나는 노력을 하는 거예요. 외적인 모습을 중요시 하는 사회적 인식에 대해서도 스스로 고민을 해야되요. ‘과연 나는 충분한 노력을 했는갗하고 말예요. 하지만 이런 노력도 내적인 아름다움이 갖춰져 있어야만 빛을 발할 수 있는 거겠죠?”

미스코리아 출신 아나운서라는 거대한 타이틀 때문인지 그녀에 대한 악성 루머도 만만찮다. 대표적인 것이 학력을 속여 미스코리아에 당선됐다는 의혹이다. “저는 처음부터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를 다니다가 이중전공으로 신촌캠퍼스에서 공부했다는 사실을 밝혔기 때문에 누구를 속인 적은 없어요. 사실, 그렇게 신촌과 원주를 따지는 게 안타까울 뿐이죠. 저는 특별한 ‘무엇’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저 스스로에게 당당했기 때문에 아나운서가 됐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남들의 시선에 상관없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아나운서의 꿈과 미스코리아라는 영예를 한번에 이뤄 둘 다 소중하지만 오랜 시간동안 목마르게 꿈꿨던 아나운서에 더 애착이 간다는 그녀. “우리 일상 가까이에 있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현재의 제 위치를 파악하고 부족한 점을 채우는 것이 제 일생의 과제가 아닐까 생각해요.”
개강을 맞는 학생들에게 선배로서의 마지막 조언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꿈이 있다면 목표를 세워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꼭 그 꿈을 이루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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