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희 동문(문리영문/신방·00)을 미스코리아 대회 직후 인터뷰하려고 했으나 아나운서 시험 준비에 올인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해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김동문은 미스코리아 진 뿐만 아니라 SBS아나운서가 됐다며 반갑게 인터뷰에 응해줬다. 여름의 끝자락, 신촌의 한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에서 만날 수 있었다.
소속캠퍼스 속인 적 없어요
-꿈이 확실했던만큼 학창시절이 특별했을 것 같아요. 특히 연세대에서
특별히 한 활동이 있는지 궁금해요. 아나운서가 꿈이었다면 혹시 YMBS(연세 매지 방송국)활동을 한 적이 있나요?
이상하게 그런 생각이 안 들었어요. 방송부 활동은 사람들과, 특히 선배들과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기가 힘들잖아요. 대신 FOA라는 사진 동아리에 들었는데 출사도 가고 선배들한테 사진 기술도 많이 배우고 참 재밌었어요. 렌즈를 통해
보는 세상은 또 다른 세상이었고 나만의 각도를 찾아가는 것도 재밌었어요. 그런 활동을 하면서 내가 렌즈를 통해 어떻게 보일까 궁금하기도
했고요.그 때 쌓았던 경험이 지금 김주희의 모습에서 작은 일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그 때는 선배들과 출사나가고 사진전을 준비하기도
하고... 그 핑계로 많이 놀았어요.(웃음) (기자가 원주캠 수업과에 문의해본 결과, 2000년 이후에 원주캠 학생 중에 신촌캠
신방과를 이중전공한 사람이 한 학기에 한명 정도였고 그 학생들 모두 재수강도 거의 없이 성적이 우수하고 면접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걸 보면 그녀는많이 놀면서도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한 것 같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교수님이 있어요? 신문방송학과 김영석 교수님이요.
아, 오늘도 그 분께 인사드리려고 학교에 온거예요. 수업 내용도 좋아했지만 수업 도중에 교수님의 유머, 재치, 카리스마가 좋았고 인간적으로도
감동받은 적이 많아요. 많이 배웠어요.
-악플이 여느 유명인 못지 않게 많아요. 연세대 학벌 덕분에
미스코리아가 된 것이다, 혹은 원주캠 졸업생이라는 것을 일부러 숨겼다는 악플이 대표적인데 이런 악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신촌캠, 원주캠 따지면서 비난하는 것이 안타까워요. 사회생활하는데 별로
상관없는 문제인데... 신촌캠 학생들 입장에선 신촌캠 프리미엄이 있었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특별히 딱 정해서 ‘이러이러한 것 때문에 됐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최선을 다했고 스스로에게 당당했기 때문에 소속 캠퍼스를 속인 적도 없어요. 미스코리아 대회에도 서류 전형이 있고 학력을
기재해야 하는데 어떻게 속일 수 있죠? 그리고 면접에서도 당연히 말씀드렸고요. 다른 사람의 시선과 상관없이 목표를 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해요.
앞으로도 그럴거고요.
사람들의 일상에 가까운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
-미스코리아는 한국 미의 사절단이라고 하잖아요. 일단 외모가 부각되는
미스코리아 진이 되셨어요. 가지고 싶은 다른 미(美)가 있나요?
전 제가 예뻐서 뽑혔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과 비교해봤을 때 화려한 외모도 아니고요. 하지만 그 동안 쌓아왔던 무기들이
심사위원께 설득력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진부한 말이지만 내면의 미를 지니고 싶어요. 한번 볼 때 ‘예쁘다!’는 생각보다는 대화하고 나서
멋지다고 느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다른 인터뷰에서 앞으로 수화를 배우고 싶다고 했는데요 외모는 뛰어나지 않아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배워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에요.
-여태까지 많이 받았고 앞으로도 많이 받을 질문이지만 아나운서로서의
포부를 말씀해주세요.
제가 다른 인터뷰에서 시사·교양 프로그램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그에 앞서 사람들의
일상에 가까운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10~20년의 시간이 흘렀을 때도 기억나는... 그리고 현재 스스로의 위치를 파악하고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노력할 거고요. 이건 일생의 과제인 것 같아요.
-9월 1일로 개강이에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정말 뻔하지만(웃음) 놀 땐 놀고 공부할
땐 공부하세요.
미스코리아 진이 스스로 외모가 뛰어나지 않다고 말했던 것(사실 미리 보고 갔던 사진보다 아주 많이 예뻤다), 여러 가지 민감한 부분에 대해
거부하지 않고 솔직하게 답하는 인간적인 면을 보면서 그녀가 미스코리아 출신 아나운서라는 점 이외에도 왜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한계를 생각할 시간에 더 노력하겠다는 김주희 동문, 앞으로도 더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