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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호흡하는 소설가한국형 팩션 작가 김탁환 교수를 만나다
  • 권형우 기자
  • 승인 2005.09.01 00:00
  • 호수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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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재미 그리고 교양

외국 팩션들이 출판계를 점령한 오늘날, 한국형 팩션으로 독자를 사로잡고 있는 작가가 있다. 바로 한남대 문예창작과 김탁환 교수. 김교수는 KBS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불멸의 이순신』의 원작 『불멸』의 저자이며, 최근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팩션 『열녀문의 비밀』을 발표했다. 역사와 허구의 절묘한 결합과 강한 흡입력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김교수를 만나 그의 소설관과 팩션 열풍에 대해 들어보았다.

김교수는 인터뷰에 앞서 “팩션이라는 용어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감동과 재미 그리고 교양이 어우러진 소설을 쓰고 싶었다”며 자신을 역사교양작가로 소개했다. 이에 자신의 역사교양소설이 팩션이라 보기에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팩션과 역사교양소설은 실존 인물이나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나 팩션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역사와 다른 내용에 중점을 두는 반면, 역사교양소설의 경우 이미 알려진 사실을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 다르다.

김교수는 “사사로운 개인의 삶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보다 다양한 인간들과 그들의 운명을 폭넓게 다루는 소설에 매혹을 느낀다”며 자신이 추구하는 소설의 방향을 언급했다. 이순신을 비롯해 당대 조선`·일본의 군인 및 지식인들의 운명을 그린 『불멸』, 북학 수용을 주장했던 조선 후기의 ‘신지식인’ 백탑파와 당시 민중들의 삶이 녹아있는 『열녀문의 비밀』과 같이 그의 작품에는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이 잘 드러나 있다.

▲ /신나리 기자 journari@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넘어

김교수는 팩션을 “예술적인 아름다움과 세계에 대한 교양을 함께 배울 수 있는 장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든 역사소설이 팩션은 아니며, 역사소설과 팩션을 구분하는 데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팩션이라는 용어가 남용되는 것을 우려했다. 또한 김교수는 “개인적으로는 『다빈치 코드』보다는 『단테클럽』이나 『내이름은 빨강』을 팩션의 전범으로 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팩션의 경우, 많은 부분이 역사가들이 다루는 정사와 다른 부분이 많다. 그러하기에 팩션이 사실을 왜곡한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소설가 송우혜씨는 김교수의 『불멸』을 두고 “이순신을 지나치게 깎아내리고 원균을 명장으로 내세웠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김 교수는 “원래 소설은 사서삼경이나 성경과 같이 사회적으로 공인된 ‘대설’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위험한 이야기”라며 운을 뗐다. “이런 대설에 대해 다르게 보고 다르게 말하는 것이 소설의 운명이며 팩션이 그 길을 가고 있다면 환영받아 마땅하다”며 역사 왜곡에 대한 우려를 반박했다. 비록 정사와 다르더라도, 그것을 독자에게 타당하게 증명할 수 있다면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정약용, 이익을 비롯한 중농주의 지식인 ‘실학파’와 관련된 팩션을 통해 조선 후기를 다시 새롭게 조명하고 싶다는 김탁환 교수. 우리 역사와 문학에 대해 깊은 안목을 지닌 그는 우리 시대의 지식인이었다.

권형우 기자  goodkhw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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