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 낮 1시경 세연3학사 4층에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화재원인은 전열기 과열. 하마터면 큰 사고로 번질 뻔 했던 사건은 신속한 진압 조치로 부상자 없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같은 시각, 방마다 스피커가 마련돼 있지 않아 대피방송을 듣지 못하고 화재가 난 사실조차 모른채 방에 머물러 있어야만 했던 학생들이 있었다.

또한 지난 8월 13일 수련회를 온 모 단체가 세연3학사에 묵게 되면서 방학 동안 생활관을 이용하고 있던 장기입사생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장기입사생들은 사전동의 없이 외부인을 입사시킨 점과 여학생 기숙사에 남자를 입사시킨 점 등을 들어 우리대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통해   생활관에 거칠게 항의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로 인해 생활관의 관리 상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생활관 측은 학교 측과 분리된 채 독립적인 재정 운영을 해나가고 있는 상황 아래 재정 부족 문제로 인해 개선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생활관 하흥호 과장은 “방마다 스피커를 설치하려 해도 비싼 설치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방중 수련회 유치에 관해서도 “생활관 사용료를 인상하지 않고 막대한 생활관 운영비와 수리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방중 생활관 개방을 통한 외부 수입은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기획처 전상원 부장은 “학교 재정을 보탤 경우 비사생의 등록금을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사생과 비사생의 형평성의 측면에서 재정 독립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관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생들의 불만은 만만치 않다. 화재발생현장에서 불과 1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머물고 있던 이주은양(사회계열·05)은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방에선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며 “형식적인 안내 방송에 그칠 것이 아니라 사생들의 안전을 위해 보다 세심한 배려를 해줬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방중 수련회 사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세연3학사 장기입사생으로 불편을 겪었던 정미나양(국제관계·03)은 “재정문제로 불가피하다는 점은 이해하나 조금만 더 사생들을 배려했다면 이러한 마찰은 피할수 있었을 것”이라며 “장기입사생과 외부 방문객이 같은 층에 배치돼 아무런 제재없이 드나들 수 있었음은 물론이고 생활관 측에서 양해를 구하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였으나 이 또한 일방적인 통보에 가까운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도마 위에 오른 생활관 관리 문제.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겠으나, 사생들을 배려하는 진정한 관리자의 모습을 되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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