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경 (국문/중문 01)
매주 월요일 아침, 학생들은 잊지 않고 연세춘추를 챙겨든다. 하지만 정작 신문을 펼치고 보는 것은 기사 보다는 학사일정이나 학생식당 메뉴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아쉽게도 「연세춘추」에는 세가지가 없다.

재미가 없다 .

단, 여기서 재미는 스포츠 신문식의 유머가 아니라 더 포괄적인 의미다. 좋은 글은 어떤 주제를 다루던 독자로 하여금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신문기사의 경우, 주제에 대한 정확하고 날카로운 입장이 있을 때 독자는 새로운 정보를 얻는 재미, 자신의 입장을 정립하는 재미 등을 얻을 수가 있다. 춘추가 재미없는 이유는 뻔한 이슈들을 일주일에 걸쳐 정리하는 데 불과한 기사를 싣거나 대학 언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상한 주제를 특집으로 다루는 데 넓은 지면을 할애하기 때문이다. 재미의 기본은 신선함인데 말이다.

특종이 없다.

대학 언론이 다룰 수 있는 주제는 무한한 동시에 대학생을 독자로 한다는 점에서 특수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다른 주요 일간지에서는 찾을 수 없는 우리만의 이슈를 춘추에서 찾길 원한다. 연세대라는 공동체 속에는 수많은 소집단들이 있고 그 안에서는 지금 이시간에도 갖가지 크고 작은 사건들이 발생한다. 그런데 춘추의 기사는 공식적으로 알려진 이야기에 한정된 것들이 많다. 특종은 독자가 미처 눈 돌리지 못한 곳으로부터 나온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가 아닌, 춘추만이 전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독자는 바라는 것이다.

색깔이 없다

특종이 떨어지고 재미가 부족한 언론은 단순한 정보전달지로 전락해 자신만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만다. 그 신문의 기사가 도마 위에 자주 오르내린다면 그건 오히려 환영할 일이다. 위험한 것은, 독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조선일보」에서 볼 수 있는 기사나 「대학내일」에서 볼 수 있는 방학보내기 특집기사와 춘추의 기사가 다를 것이 없다면 춘추는 지금의 자리를 언젠가 다른 매체에 양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연세대학교에 입학하던 지난 2001년부터 춘추를 보기 시작했고 춘추가 변화하는 모습도 지켜보았다. 비록 쓴소리를 쏟아 부었지만 그것은 춘추가 가장 전통있는 대학 언론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에 더 높게 도약하길 바라는 채찍질이라 생각해 주길 바란다. 언론이 독사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누군가가 그러지 않았던가 ‘비슷한 것은 가짜’라고. 비슷한 것은 가짜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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