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의 특별한 방학을 만나다

기획 - 방학, 나만의 특별한 여름나기

대학생의 여름, 작열하는 태양처럼 우리네 젊음이 불타고 있다. 그러나 방학이 있어 더욱 설레는 이 여름에도 차마 학문의 끈을 놓지 못하고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제 한 달 남짓 남은 여름방학.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다면 한 번쯤 나만의 새로운 모습을 찾아나서 보는 것은 어떨까. 이색적인 현장속으로 당신을 안내한다.


배움) 넌 영어공부만 하니? 아니!

계절학기, 토익, 토플, 컴퓨터, 고시준비 등 방학을 맞은 대학가는 배움의 열기로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오른다. 하지만 이러한 일상적인 것 외에도 작열하는 여름의 태양처럼 뜨거운 젊음의 열기로 ‘나만의 것’을 찾아 열심히 배우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


고전은 나의 힘!

사서삼경이 무엇인지 모르는 학생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 책들을 읽어 본 사람은 몇이나 될까? 대부분의 학생들이 고전이라고 하면 해석본이 다 나와있어도 일단 고개부터 ‘설레설레’ 흔들고 본다. 고전이 괜히 고전이겠는가. 고전의 가치는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진리와 인문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도록 해주는 데 있다.

우리대학교 국학연구원 소속의 무악서당에서는 정규·계절학기마다 한문 고전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통감절요』와 『시경』이 개설됐다. 김영봉 연구교수(국학연구원·국문학)는 “『시경』은 무악서당에서 개설되는 과목 중 가장 어려운 단계지만 문학이나 동양철학을 전공하려는 사람에게는 필수”라고 말한다. 대학원을 진학하고자 하는 김민국군(국문·00)은 “문학의 원류라고도 할 수 있는 『시경』을 배움으로써 앞으로 하고자 하는 학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여름방학 강좌는 지난 23일을 끝으로 종강을 했지만 오는 2학기에도 『소학』, 『고려사』, 『서경』 등의 과목들이 개설될 예정이다.


서른 여섯장의 필름 속에
나만의 세계를 담는다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의 활성화로 디지털카메라(아래 디카)가 필수품이 된 요즘, 디카의 열풍 속에서 섬세함을 요구하는 수동카메라의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수동카메라로 다가서는 행복’을 주제로 사진강의를 하고 있는 「한겨레」 사진부 임종진 기자는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그 대상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나눔’”이라며 “어떠한 대상이든 대화를 통한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울림이 있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방학의 시작과 함께 수동카메라를 배우기 시작한 성균관대 양은주군(정보통신·04)은 “수동카메라를 목에 걸고 필름 수십통을 배낭에 넣어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직접 내 손으로 현상하는 즐거움도 누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양군은 “사진은 나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비록 사진 속에는 내가 없지만 나의 느낌과 손맛으로 찍은 사진은 오직 하나뿐”이라고 그 매력을 전했다.


몸치탈출

▲ 비트에 맞춰 몸을 흔들며 보아의 「걸스 온 탑」을 익히고 있는 학생들/신나리 기자 journari@yonsei.ac.kr

보아의 섹시한 댄스와 비의 파워풀한 댄스.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방송댄스를 통해 이제는 춤을 잘 출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하는 한양대 김성훈군(경제금융·03)처럼 누구나 ‘춤짱’이 될 수 있다. 더이상 클럽에서 테이블을 지키고 있는 일은 없을 것이고, 무대를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신촌에 위치한 댄스학원 오떼르 김은주 원장은 “댄스는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키우고 균형잡힌 몸매를 만들 수 있어 많은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다”며 “특히 방송댄스와 같은 경우는 가수의 전문 백댄서들이 직접 지도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내에 기본적인 동작과 화려한 기술을 익힐 수 있다”고 전했다. 김군은 “처음에는 어색하고 몸이 잘 따라주지 않았지만 이제 남들 앞에서 멋지게 춤추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기대에 차있다. 아직은 선생님의 동작을 어설프게 따라하고 있지만 방학이 끝난 후에는 지금 흘린 땀들이 화려한 조명아래 반짝이고 있지 않을까.

/최종혁 기자 bokusipo@yonsei.ac.kr

 


체험) 책을 덮고 네 몸을 던져라!


‘체험, 삶의 현장!’ 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대학생들의 방학은 취업을 위한 공부로 가득차 있다. 빡빡한 공부에서 며칠쯤은 벗어나 나와는 다른 새로운 삶을 체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체험을 통해 나 자신을, 내 삶을 점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은 방학의 활력을 재충전할 기회가 될 것이다.


마음을 정화시키는 산사체험

▲ 산사체험에 참여한 학생들이 스님과 함꼐 연등을 만들고 있다./묘각사 자료사진
웰빙 열풍을 타고 온 ‘산사체험(템플스테이)’은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이라면 주목할 만하다. 산사체험은 이해하기 어려운 교리강좌와 고된 수행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스님들과 함께 그들의 생활을 체험하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종로구 숭인동에 위치한 낙산 묘각사에서는 ‘내 마음 바로보기, 내 마음 내려놓기’를 주제로 산사체험을 시행하고 있다. 체험자들은 새벽에 일어나 108배(拜)를 하거나 가부좌를 틀고 자연을 느끼며 명상을 하는 등 산사만의 문화를 체득하고 있다. 지난 5월말, 묘각사에서 산사체험을 한 한양대 고재우군(자연과학부·05)은 “복잡한 마음을 비우기 위해 선택한 산사체험이 마음을 다스리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꼭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참가할 수 있는 체험활동이어서 방학 때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 주요 절들이 현재 산사체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고 체험기간은 1박 2일에서 6개월까지 다양하다.


몸무장! 정신무장! 해병대 캠프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튼튼히 수련하고 싶다면 해병대 생활을 체험해 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국립 해병대를 비롯한 각종 민간 해병단체에서는 ‘해병대 캠프’를 시행하고 있다. 훈련장에서 실제 해병들이 하고 있는 훈련에서부터 식사 및 취침까지 일상생활을 그대로 체험하며 체력을 다지는 해병대 캠프는 대학생 MT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해병대식 극기훈련원 노윤 실장은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훈련 후 매사에 자신감을 가지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연락이 온다”며 해병대 캠프의 장점을 밝혔다.


글로벌 시대의 자원봉사활동

외국 문화도 체험하고 보람있는 땀방울을 흘리고 싶다면 ‘국제워크캠프(International Workcamp Organization, 아래 IWO)’에 눈을 돌려보자. 여름방학 기간인 7~8월에는 IWO에서 2천여개의 자원봉사캠프가 열리고, 주로 10~15명이 한 팀이 되어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국내외 자원봉사를 떠난다. 자원봉사는 환경정화, 농업, 건설, 사회사업, 한국문화 가르치기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매년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는 자원봉사캠프에 대해 IWO 대외협력팀 김용한 팀장은 “자원봉사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17세 이상 35세 미만의 청년들이라면 글로벌인으로서 국제 난민들을 돕는 봉사캠프로 방학을 알차게 보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옛 궁궐에서 궁궐소개와 자원보호를 하는 ‘우리궁궐지킴이’로 3년 째 활동하고 있는 고려대 김지현씨(교욱대학원·석사3학기)는 “잠깐 눈을 돌리고 보면 독특하면서도 의미가 깊은 체험활동이 많다”며 적극적으로 체험활동에 참여할 것을 권했다.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자칫 길을 놓치기 쉬운 대학생의 여름방학, 취업준비와 학업도 중요하지만 이색적인 체험으로 소중한 젊음을 채워나가길 기대해 본다.

/최은영 기자 transe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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