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유지군을 파견해 무력충돌을 막아야 합니다.”

“국가재건이 더 시급합니다. DDR(Desar-mament, Demobilization and Reintegration, 무기제거프로젝트)을 실시해 사설군대를 국가재건에 힘쓰게 해야 합니다.”

‘무력충돌과 아동’ 문제에 대해 평화유지군을 파견해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이 있자 동티모르의 반박이 이어진다. 이 긴장감 넘치는 회의의 한 장면은 영화도 드라마도 아닌 지난 6월 26일부터 3박 4일 동안 강남대학교에서 열린 ‘제11회 전국 대학생 모의 유엔대회(아래 모의유엔대회)’에 출전한 우리대학교 국제관계학과 학생들의 모습이다.

모의유엔대회는 유엔 한국협회가 지원하고 외교통상부가 후원하는 전국 정치 국제학 전공 대학생들의 가상 유엔대회로서 이번 대회는 ‘유엔안보리 개혁’, ‘무력충돌과 아동’ 등 총 4개 의제별로 위원회를 나눠 진행됐다. 각 대학의 대표단은 자신이 참가할 위원회를 선택하고 대회 전 추첨을 통해 위원회별로 국가를 배정받은 후 그 국가의 입장에 서서 주장을 펼치게 된다.

이번 모의유엔대회 총 6명의 원주캠 대표단은 한국과 미국 및 동티모르 위원회를 꾸려 참가했다. 이들은 지난 4월 대표단 선발이 완료된 후 관련도서와 인터넷 자료를 찾는 것은 물론 교수님께 조언도 구해가며 열심히 준비 했다고 한다. “강의실 내에서만 이뤄지는 학과 공부만으로 얻기 힘든 실무적인 문제를 경험을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는 우리대학교 대표단장 윤은영군(국제관계·00)의 말에서도 이번 대회가 학생들에게 준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얻은 것은 비단 지식만이 아니었다. 3박4일 동안 회의를 거듭하는 동안 타대학교 학생들과도 친해져 대회 후에는 함께 엠티도 가기로 했다고 한다. 국제사회에 대한 견문을 넓히는 일과 인간관계를 넓히는 일, 이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원주캠 대표단 학생들은 이제 세계 속에서도 두려울 것이 없어 보인다.

방학을 뜻깊게 보내는 사람들은 국제관계학과 학생들뿐만이 아니다. 총학생회 주최 아래 60여명의 학생들이 지난 6월 27일부터 열흘 동안 강원도 횡성군 방곡리로 여름농촌봉사활동(아래 농활)을 다녀왔다.

6월 내리쬐는 뙤약볕에도, 야속하게 뿌려대는 빗속에서도 그들은 온종일 열심이었다. 아침 7시부터 시작되는 하루는 고추 따기, 담배잎 따기, 수해복구작업 등으로 이어졌고 오후에는 영상교육, 토론활동 등 알찬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마감했다.

열흘 동안이나 얼굴을 맞대고 지내서인지 떠나는 날에는 마을 아이들이 아쉬움에 울며 매달리고 마음으로 쓴 편지를 전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총학생회 조직국장 문성호군(정경경제·02)은 “원주의과대를 비롯한 여러 단위의 학생들이 참여해 의미있었다”며 “무엇보다 마을분들이 잘해주셔서 마음 따뜻해지는 농활이 될 수 있었다”고 농활을 다녀온 소감을 밝혔다.

무더운 여름, 방학을 맞아 집에서 에어콘 아래 쉬고 싶기도 하고 바다나 계곡으로 피서도 가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젊음이라는 이름을 걸고 강의실을 벗어나 넓은 세상을 체험하는 연세인의 약동하는 모습에서 에코캠퍼스의 밝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었다.

/정소진 기자 restinegoism@yonsei.ac.kr, 황윤정 hwangyj@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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