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주기 추모문화제 및 다양한 행사 개최

지난 6월 9일 고(故) 이한열 열사(당시 21세, 경영·86)의 기념관 개관식 및 추모행사가 기념관과 학내 곳곳에서 열렸다. 이열사는 지난 1987년 6월 9일 ‘6·10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에 참석해 시위하던 중 직격 최루탄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아나운서 손범수 동문(경영·82)의 사회로 진행된 이열사 기념관 개관식에는 국회의원 우상호 동문(국문·81)과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 함세웅 이사장 등이 참여했다. 민경덕 교학부총장은 “이열사는 우리대학교의 영원한 자랑이자 순수애국청년”이라며 “열사가 목숨을 내놓으며 이룬 민주주의의 정신이 이 시대의 한국민은 물론 후손에게까지 이어져 참된 국가발전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는 “기념관이 한열이의 집이 돼 자주민주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이열사 기념관 개관에 대한 감회를 밝혔다.

▲ <그대 떠나간 빈자리> 지난 6월 9일 열린 아한열 기념관 개관식에서 한 참석자가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위정호 기자 maksannom@yonsei.ac.kr
마포구 노고산동에 지하1층·지상4층, 연건평 1백여평 규모로 세워진 이열사 기념관은 지난 2004년 6월 공사가 마무리됐으나 건축 대출금 상환문제 때문에 완공된 지 1년이 다 돼서야 개관됐다. 이열사 기념관은 국민 모금으로 지어진 개인 기념관으로는 국내 최초로, 노동운동가 고 전태일 열사의 기념관보다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기념관 3∼4층에 마련된 전시실에는 이열사의 유년·청년 시절의 사진과 글 모음 등이 전시됐으며, 최루탄에 맞았을 때 입었던 셔츠와 바지, 밑창이 떨어져나간 운동화 등 유품도 공개돼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기념관 입구에는 배여사와 이열사의 형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우의원 등 정치인들이 남긴 추모사가 새겨져 있다.

기념관 개관에 앞서 지난 6월 3일 백양로 삼거리에서는 ‘이열사 추모문화제’가 상대학생회와 추모사업 조직위원회의 주관으로 약 5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열사를 기리기 위한 엄숙한 묵념으로 시작된 문화제는 사회대 노래패 ‘늘푸른소리’의 공연, 연극과 함께 이뤄진 퍼포먼스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행사에 참여한 오재청군(사회계열·04)은 “열사를 기리기 위한 의미 있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홍보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시험기간과 겹쳐서 학생들의 참여도 저조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6월 9일 이한열 동산에서는 이열사 추모제가 진행됐다. 배여사는 이 자리에서 “오늘 추모행사에 온 학생들을 보니 한열이가 외롭지는 않은 것 같다”며 행사에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참여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한편, 이번 추모제와 관련해 중앙도서관(아래 중도) 앞에서의 행사 진행 여부를 놓고 ‘중도 앞 행사 철폐’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총학생회 측과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중도 앞에서의 행사를 기획한 상대학생회 측의 의견이 서로 엇갈렸다. 이로 인해 행사 전까지 장소문제로 혼란을 빚기도 했으나 배여사의 중재로 문제는 해결됐다.

/김민지, 최아란 기자 ahra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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