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기수단 갈등 문제

'연고전, 아카라카를 온누리엷 우리대학교 학생이라면 한번쯤 경험해 볼만한 문화다.

이러한 행사들의 중심에는 연세인이 있고, 우리대학교 응원단과 응원단을 보조하는 기수단(푸른 기사들 Blue Knights, 아래 BK)은 이 행사를 이끈다. 응원단은 평상시 우리대학교에 존재하는 5개 운동부가 시합에 나갈 때나 9월에 열리는 고려대와의 정기전에서 응원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우리대학교의 축제중 하나인 ‘아카라를 온누리엷를 주최해, 학생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한편, BK는 정기전에서 이름 그대로 기수단 역할을 하며, 학생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 응원을 이끈다.

그러나 “응원단 기수부인 BK는 응원단이 기수단을 뽑지 않겠다고 해도 할 말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는 BK 단장 김태완군(전기전자·04)의 말처럼 BK가 하나의 독립된 단체가 아닌 응원단 기수부 소속으로 운영되는 구조에서 갈등이 빚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매년 BK 선발 때마다 선발 과정을 응원단이 담당해 BK의 의견을 반영할 수 없어 갈등이 있어왔다. 급기야 지난 3월에는 응원단이 홈페이지를 통해 ‘2005학년도 BK 선발은 없다’고 공지했고, BK도 앞으로 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혀 갈등이 예상돼 왔다.

이러한 갈등은 기수단의 역할에 대한 서로의 입장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수단은 1970년대부터 정기전에서 응원단을 보조하는 형식으로 존재했다. 당시 푸른 깃발들이라는 의미의 Blue Banners로 활동하던 기수단은 정기전 때 한번의 활동만 하고 사라졌기 때문에 현재처럼 기수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997년, 응원단이 선발한 기수단에 BK라는 이름이 붙고 1기가 시작됐다. 당시 BK를 만드는데 참여했다는 김선웅 동문(지난 1996년 경영학과 입학)은 “힘들게 연습했던 기수단이 1996년 한총련 사태로 정기전이 열리지 못해 활동하지 못했다”며 “1997년에 이들 중 8명이 모여 기수단을 BK로 이름 짓고 기를 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8기를 맞고 있는 BK는 선후배끼리 엠티를 가고, 일일호프를 여는 등 BK 나름의 주체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응원단이 기수부를 두고 BK를 선발하는 목적은 1997년 이전의 경우처럼, 정기전 때 기수단의 역할을 하고 응원단을 보조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김아무개군은 “학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BK의 인기가 높아지자 응원단이 BK를 견제하려 한다는 소문이 많다”며 “매년 응원단에서는 BK를 없앤다는 말이 나오는데 결국 올해 BK선발은 없다는 응원단의 공지가 이를 보여줬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응원단장 홍장관군(불문·02)은 이에 대한 인터뷰를 거절하고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한편, 그동안 갈등을 빚어왔던 부분은 현재 타협점을 찾은 상태다.

 지난 26일 김태완군은 “2005년 BK선발이 결정됐고 선발 과정에 BK가 참여하기로 했다”며 “응원단과 BK는 서로를 필요로 하고 앞으로 협력관계로 나아가기로 원만히 해결됐다”고 말했으며, 현재 BK 선발 공고를 낸 상태다.

한편, 고려대 기수단 Young Tigers(아래 YT)의 경우에는 “응원단장의 주관 및 내부적 의견에 따라 다른 것으로 알지만, 응원단과 기수단이 인간적인 관계를 맺으려 노력해 비교적 갈등이 적었던 것 같다”는 YT 단장 김갑용군(전기전자·04)의 말처럼 그동안 기수단 선발 과정에 응원단과 함께 참여하는 등 비교적 독립적인 위치에서 응원단과 원만한 관계를 맺어왔다.

우리대학교 응원단과 BK는 그들만의 단체가 아니라 연세인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다. 때문에 학생들의 많은 이목이 집중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응원단의 운영이 폐쇄적으로 이뤄져온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 결정이 우리대학교 응원단과 BK의 보다 발전적인 활동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두 단체가 학교의 공인이라는 자세로, 운영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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