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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지성에게 듣다> 애정어린 비평으로 사회 현상을 해부하다사회학과 김호기 교수
  • 최은영 기자
  • 승인 2005.05.23 00:00
  • 호수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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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의 국적법 개정 발언, 삼성 이건희 회장의 고려대 명예박사 학위수여 논란, 현 고등학교 1학년들의 내신문제. 현재 한국 사회에서 크게 이슈화되고 있는 위와 같은 사회문제에 이제는 대중들의 생각이 당당히 의견형성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끊임없는 비평을 아끼지 않는 우리 시대의 지성, 김호기 교수(사회대·현대사회론)를 만나봤다.

두 갈래의 지식인, 그 사이에서

연구실로 찾아든 기자를 반갑게 맞아준 김교수는 인터뷰를 시작하자 차분하게 말을 꺼낸다. 김교수가 쓴 많은 칼럼들을 잘 읽었다는 기자의 말에 “지식인은 전문적 지식인과 대중적 지식인으로 나눌 수 있는데 현재 나는 두 가지를 병행하고 있는 셈”이라고 김교수는 말한다. 마침 오는 6월 도서출판 아르케에서 김교수가 대중적 글쓰기를 한 『두 국민을 넘어서』와 전문적 글쓰기를 한 『한국 시민사회의 성찰』이 동시에 출간된다. “현재 지식인들은 전문적 지식인과 대중적 지식인 사이에서의 정체성을 고민한다”고 지적한 그는 “그렇지만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나는 전문적 지식인의 길을 택하겠다”고 말해 학문연구에의 뜻을 내비췄다.

지난 1979년 우리대학교 문과대학에 입학한 김교수는 대학교 2학년 시절부터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사회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1992년부터 우리대학교의 교수로서 재직해 온 김교수는 현재 대외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각종 언론매체에 시민사회와 시민운동, 한국 정치와 지식인 사회에 대한 많은 글을 기고하고 있고, 참여 연대와 간행물윤리위원회 등 각종 단체와 기관의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그는 “대중들을 향한 글쓰기를 하는 지식인들의 활동은 대중들의 여론을 형성해 토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대중적 지식인의 역할과 위상이 커져가는 현재의 흐름이 너무 과도해질 경우 문제해결에 전문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해 전문적 지식인의 중요성도 잊지 않았다. 매스미디어의 무한한 발달, 다양한 계약관계의 발생 등 내적으로 분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대중적 지식인의 대두와 같은 자연스러운 현상을 김교수는 현대 지식인의 초상이라 불렀다.

우리 사회 보수세력들의 과제와 학생들

지식인이 사회에서 적극적인 기능을 하는 이런 시대에 각종 언론에 글을 기고하고 TV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 사회와 정치에 대한 비평을 하는 김교수. 그가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보수세력들은 어떨까. 그는 “보수주의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이제까지 우리나라의 보수세력들은 주로 정치세력으로서의 보수주의자들이었지 철학적, 정치적 보수주의자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말한다. 김교수는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주도한 국적법 개정이 국민정서를 끌어안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보수세력이 정치 세력으로서의 보수주의 측면에서 벗어나 정치 사상적 보수주의자로서 거듭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고 김교수는 밝힌다. 그는 우리나라 보수세력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통합’에 대한 어떤 보수의 전략을 제시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전한다.

그 외에도 그는 사회 갈등, 말과 지식인, 시민 사회에 대한 많은 의견을 제시한다. 이렇게 사회에 대한 끝없는 비평과 애정을 보이고 있는 김교수는 20여년간 우리대학교에서 공부하고 가르칠 수 있었던 것을 대단한 행운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유롭고 민주적인 학풍을 가지고 있는 우리대학교에서 공부, 연구할 수 있는 것은 나 뿐만 아니라 지금 배우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자기 발전의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현재 학부에서 ‘사회학입문’과 ‘정치사회학’ 강의를 맡고 있는 그는 가르치는 학생들에게서 ‘자유의 아이들’이라는 인상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자기판단의 행동기준을 스스로 세우고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삶의 원리로 받아들이는 학생들을 보면서 한국 민주주의의 밝은 미래를 본다는 것이다. 그는 “대학을 다니는 동안 학생들이 사회의식과 학문 등 모든 면에서 더 자유로운 상상력을 풀어헤치려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학생들에 대한 기대를 표현했다.

국가, 시장, 시민사회의 사회학

“사회학을 연구하는 지식인 사회에서도 전문적 지식인과 대중적 지식인의 상호교류가 중요하다”며 사회학이 현재 당면한 과제를 제시하는 김교수. 그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회학의 분야는 ‘국가, 시장, 시민사회’의 관계에 대한 연구이다. “국가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가 가지고 있는 각각의 사회학과 그들의 관계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지니고 있는 특성과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나의 임무이다”라며 20여년간 지속해온 사회학을 향한 열정에 끊임없이 불을 붙인다. “또한 오랫동안 애정을 가져왔던 NGO에 대해서도 계속적인 참여와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혀 직접 발로 뛰는 지식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현상들에 대해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간지러운 곳을 콕콕 집어내는 김교수는 비민주적인 것과 싸우고, 나날이 민주주의를 향해 발전해가는 사회에서의 지식인에 대해서 고민한다. 대중들을 향해, 그리고 지식인들을 향해 길을 벗어나지 않고 차분하게 말하는 김호기 교수. 오늘날 그와 같은 지식인들이 있기에 우리는 아직도 사회의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최은영 기자  transe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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