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캠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학생회관 3층에 위치한 보건소는 근처에 의료시설이 없어 학생들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다. 보건소는 아침 9시부터 낮 5시까지 열고, 낮 12시부터 1시까지는 점심시간으로 일시 휴관한다. 하루 평균 80여명의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으나, 보건소에는 의사는 커녕 간호사 한 명과 간호 조무사 한 명만이 있을 뿐이다. 학교보건법 제6조 제3항에 따르면 「대학(3이상의 단과대학을 두는 대학에 있어서는 단과대학)·사범대학·교육대학·전문대학에는 학교의사 1인 및 학교약사 1인을 둔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원주캠은 문리대, 정경대, 보건과학대, 원주의과대 4개의 단과대로 구성돼 있으나 이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

이에 대해 총무처장 박상규 교수(환경공학부·소음진동학/환경기계)는 “별도 의사를 교내에 상주시키는 것은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어렵고, 기독병원측에 파견을 해주기를 요청했으나 인력문제상 파견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주캠 출범 25년이 넘도록 웬만한 상해는 보건소에서 해결하고 큰 상해는 기독병원에 보낼수 있는 구조로 큰 사고 없이 운영돼 왔다”며 “현재는 예산을 고려할 때 원주캠에 별도의 의사가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근처에 약국이 없어 보건소 진료시간이 지나면 간단한 약품조차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대해 보건소 임명희 간호사는 “총학생회 회의실에 간단한 구급약품이 구비돼 있으므로 진료외 시간에는 그것을 이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학생회실에 약품이 구비돼 있다는 사실을 아는 학생은 거의 없어 찾아오는 학생은 일주일에 2~3명 정도로 그 활용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 복지국장 정홍구군(환경·03)은 “충분한 홍보를 하지 못해 학생들이 잘 모르는게 사실”이라며 “축제가 끝나는 대로 홍보를 통해 이용을 활성화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물론 학교측도 원주캠 의료시설의 빈약함에 대해서 문제를 느끼고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학교측은 이제까지의 방식이 큰 문제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과거의 방식을 유지하려는 입장을 보이고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복지 수준에 대한 요구가 증가한 현 시점에서, 학교측은 학생들의 의견에 다시금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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