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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들, 그들의 화음 속으로혼성합창단 '아브낭뜨'
  • 윤현주 기자
  • 승인 2005.05.16 00:00
  • 호수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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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들떠 있던 대동제 첫째날 저녁, 시끌벅적한 축제 분위기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던 곳이 있었다. 바로 학생회관 4층 합창연습실, 우리대학교 혼성합창단 ‘아브낭뜨’가 연습하고 있는 곳이다. 연습 도중 쉬는 시간에 학교를 찾은 연예인들이 보고 싶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공연이 코앞인데, 가수들 보는 것보다 연습이 더 중요하다”며 씩씩하게 웃는 최민지양(사회계열·05). 이렇게 축제의 열기가 그들에게 뒷전인 이유는 20일(금) 30회 정기연주회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브낭뜨, 지금은 연습 중

아브낭뜨는 지난 1985년 5월 우리대학교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합창단이다. 처음에는 여성합창단으로 출발해 지난 1988년 혼성합창단으로 재등록 한 후 창립 20주년을 맞는 현재까지 5백여명이 넘는 동문들이 거쳐갔다. 매년 교육인적자원부 주최로 열리는 ‘전국 대학교 합창 경연대회’에 출전해 지난 1998년부터 2001년까지 4년 연속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고, 지난 2002년에는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지난 2002년 9월 ‘2회 부산 세계 합창올림픽’에 참가해 동메달을 수상하는 등 대외적으로 이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아브낭뜨는 며칠 앞으로 다가온 공연 준비에 한창이다.

아브낭뜨인이라면 월요일, 수요일은 연습의 날.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연습은 시험기간 외에 한 주도 빠짐없이 진행됐다. 그동안 그들은 발성 연습을 비롯해 매일 약 2시간 30분 동안 곡 익히기, 음정 잡기 등을 연습해왔다. 지금은 공연이 임박해오면서 곡 분위기를 파악하고 음악의 강·약 조절 등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는 중이다. 두달이 넘는 연습 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번 정기 공연 외에도 최근 2개의 큰 공연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정기 행사 중 하나인 교내 채플에 참여했고, 하버드대 학생들과 함께 공연을 하기도 하는 등 그동안 공식 일정이 많았다. 이렇게 빡빡한 일정 때문에 몇몇 신입생들이 힘들다며 그만두기도 했다. 더구나 오는 27일로 잡혀있던 공연이 백주년 기념관을 대관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일주일 앞당겨지면서 준비 기간이 짧아졌다. 또한 “이번에 악기 사용이 많아 예산이 예전보다 많이 필요했다”며 “게다가 요즘 경기가 안좋아서 지원받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았다”는 부회장 김성은양(문정·04)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스폰서를 섭외하기 위해 임원진들은 몸소 발로 뛰면서 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브낭뜨 안에서 우리는 한가족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아브낭뜨가 꿋꿋하게 준비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가족같은 분위기 덕분이다. 연습 중간중간, 몸이 풀려야 노래가 잘 나오다는 지휘자의 말에 토닥토닥 서로의 어깨를 두드려 주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공연 소식을 알리려고 선배들에게 전화를 돌릴 때 수고한다는 한마디를 들으면 기운이 난다”는 회장 권예지양(경영·04)의 말처럼 아브낭뜨 안에서 그들은 서로 돕고 의지하며 어느 동아리보다 끈끈한 정을 과시하고 있다. 또한 “다소 어색했던 사이라도 노래를 하면서 금방 친해진다”며 “처음에는 노래가 좋아서 들어왔는데 사람들이 좋아서 동아리를 계속하게 됐다”고 얘기하는 황일섭군(기계전자·97)은 군 제대 후에도 나이에상관없이 후배들과 잘 지내고 있다. 서보은군(신방·99)은 한 시간이 넘는 연습 후 잠깐 쉬는 시간에도 쉬지 않고 캠코더를 들고 다니며 동영상을 찍고 있다. 이 동영상은 아브낭뜨 공연의 순서 중 하나인 ‘인터미션’ 중에 상영되는 것으로 극적인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서 직접 제작을 한다. 몇 명씩 모여서 공연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음료수를 마시기도 하는 등 각자 시간을 보내다가도 지휘자의 손짓 하나에 그들은 하나가 되어 다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낸다. 연습 중에도 바깥의 축제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다. 하지만 어느 하나, 연습을 그만하자는 사람이 없었다. 그들에게는 축제보다 자신들의 공연이 훨씬 더 가치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브낭뜨 안에서 노래할 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을 느끼고, 그걸 누군가에게 들려줄 때 기쁨은 배가 된다”고 말하는 서기 박소연양(불문·04). 잠깐 잠깐 다음 곡으로 넘어갈 때에도 혼자 음을 맞춰보며 연습하는 모습에 그들의 노력과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들의 화음에 귀를 기울여보자

이번 공연은 ‘Coronation Anthem’이라는 주제로 펼쳐지는데 총 2부로 진행되며 지금까지의 공연 중 가장 많은 악기가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2부에는 세계의 민요를 준비하고 있는데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이스라엘, 스페인의 민요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이번에도 아브낭뜨 공연의 자랑인 선배들(OB)의 찬조 공연이 준비돼 있다. 공연 후에도 아브낭뜨는 올 가을에 열릴 예정인 창립 20주년 기념음악회와 전국 대학생 음악 경연대회 등 아직도 준비해야 할 공연들이 많이 남아있다. 싱그러운 달 5월에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는 아브낭뜨. 50여명의 인원이 함께 몇달 동안 고생하며 만들어낸 그들의 연주회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윤현주 기자  gksmf07@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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