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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인 자유주의, 뉴라이트 운동뉴라이트 운동의 실체를 진단한다
  • 강동철 기자
  • 승인 2005.05.09 00:00
  • 호수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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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New Right) 운동.

뉴라이트 운동이란 지난 1980년대 영국의 대처,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나타난 작은 정부와 큰 시장, 재산권의 우위를 강조하는 운동이다. 사전적으로 신보수주의라는 뜻을 지니는 뉴라이트 운동은 이전에 서구사회를 지배하던 사민주의에 대항해 자유주의적 색채를 강조하는 관점으로 파악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뉴라이트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지난 2004년 11월 23일 창설된 ‘자유주의연대(아래 자유연대)’가 서있다.

자유연대, 그들이 말하는 ‘뉴라이트’

자유연대가 주창하는 뉴라이트 운동은 보통의 뉴라이트 운동과는 상당부분 달라 보인다. 먼저 뉴라이트 운동이 발생하게 된 배경 자체가 차이가 있다. 지난 2004년 3월 자유연대창립을 결심한 신지호, 홍진표 등은 지난 1980년대 좌익 주사파의 일원이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자유연대 허현준 청년국장은 “외국에서의 뉴라이트 운동이 정부 주도의 경제정책과 더불어 발전했다면 우리나라의 뉴라이트 운동은 정부에서 자각하기 전에 일반 대중들이 먼저 주도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허국장은 “우리나라는 성공적인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뤄낸 전 세계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라며 “성공적인 발전을 인정하지 못하고 과거에만 매달려 있는 정부 및 사회의 주도계층의 사상을 바꾸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상의 연장선상에서 자유연대는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등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의 개입이 없는 완전한 자유주의 경제사상이 그들이 주장하는 바다. 이들은 타국에서의 기존 뉴라이트 운동이 신보수주의로 해석되며 사회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에 서 있었던 것과 달리 뉴라이트는 개혁적, 혁신적인 면을 강조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시장경제사상에 대해 자유연대 대표인 서강대학교 신지호 교수(정외·북한정치)는 “우리는 ‘친시장운동’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들의 또다른 주장 중 하나는 ‘개인중심주의’이다. 신교수는 “정부에 구속되는 개인이 아니라 개인의 기본적 권리를 살리는 원리가 필요하다”며 “개인을 지나치게 구속하지 않고 개인의 활동을 전적으로 보장하는 작은 정부를 통해서 자유와 창의성이 보장되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실성없는 뉴라이트

이들이 이야기하는 사상과 정책은 전적으로 자유주의에 입각해있다. 특히 경제부분에 있어서는 자유주의 경제사상 중에서도 가장 자유를 중시하는 완전경쟁시장형태를 추구한다. 허국장은 “정부의 비대화를 막고 기업들이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이들이 이야기하는 경제사상은 우리나라의 경제실정에 아직까지 부합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모든 산업 자원이 대기업으로 편중돼 있는 상황에서 전혀 출발선상이 다른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이 보장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즉, 아직까지 완전경쟁시장이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들이 이야기하는 완전경쟁시장은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이들은 빈곤과 평등의 문제를 빈부격차의 해소가 아니라 절대적 빈곤의 해소를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즉, 편차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평균을 높이자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질적 대책이 전무한 상태에서 형식적 평등주의로 무엇을 보장할 수 있을지 막연하다.

또한 이들이 주장하는 ‘진정한 민주주의’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국가보안법에 대한 이들의 태도만 봐도 줄곧 진정한 민주주의를 외치면서도 사상과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을 존치시켜야한다고 외치는 것이다. 한 입으로는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이 중요시되는 사회를 외치면서 다른 쪽 입으로는 그것과 완벽하게 상반되는 국가보안법을 존치시켜야 한다고 외치는 이들의 태도는 분명 모순적이다. 이러한 모습으로 미뤄봤을 때 과연 이들이 진정한 자유주의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한홍구 교수는 「한겨레21」에 연재하고 있는 ‘한홍구의 역사이야기’에서 뉴라이트 운동이 전혀 새롭지 않다고 주장한다. 한교수는 “뉴라이트 운동이 지금까지의 수구보수세력과 비교해 새로운 점은 단체의 주요 인물들이 지난날 그토록 말이 많았던 주사파 386세력 출신이라는 점 하나뿐이다”고 비꼰다. 또한 한교수는 “뉴라이트 세력의 출현으로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가 설 자리는 다시 한번 좁아졌다”며 뉴라이트의 수구적인 면을 비판했다.

수구보수 = 뉴라이트

뉴라이트 운동의 지지자들은 뉴라이트 운동이 자유주의 사상에 기반해 우리나라의 발전에 막대하게 기여할 촉진제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이들이 말하는 자유주의가 과연 우리나라의 기존 수구보수세력과 비교해 새로운 것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최소한의 사회적인 안전보장장치가 없으며, 독점기업체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이들이 무조건적인 시장 개혁과 발전을 위해서 추진하려고 하는 시장경제체제는 결국 기존 기득권층의 권력을 그대로 유지시키게 되는 것과 다를게 없다는 지적도 많다. 수구보수의 대표격인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은 이들의 정책에 대해 "내가 주장하는 것과 정말 똑같다!"라며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고 한다. 이처럼 현재 뉴라이트는 그들이 의도한 것이 무엇이든 우리 정치사회 내에서 수구보수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는 것이다. 이들이 전혀 새롭지 않은 또 다른 이유로는 자신들의 자유주의 사상만이 미래로 나아가는 건설적인 대안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주장한다는 것도 거론되고 있다. 이들의 시장경쟁체제신봉, 친미·친일 외교정책, 다른 정치세력과 사상을 완전 배타적으로 배격하는 태도는 우리나라의 민주화, 선진국화를 상당부분 지체시켜놓았던 수구보수세력과 다른 점이 뚜렷하지 않다. ‘New Right’가 주장하는 새로움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강동철 기자  fusionsk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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