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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와 지역 사회의 모습 변화
  • 손령 기자
  • 승인 2005.05.09 00:00
  • 호수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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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세상이 변한다는 이 속담처럼 한국사회는 최근 반세기동안 급격한 발전을 이뤘다. 그렇다면 올해로 120주년을 맞는 우리대학교의 캠퍼스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현재의 위치에 우리대학교 터전을 마련한 것은 1918년이다. 1915년 조선기독교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종로 기독교 청년회관(YMCA) 방 여덟 개를 빌려 개교한 후, 언더우드의 기부를 받아 2년 후인 1917년 당시 고양시 연희면이었던 현재 부지를 매입해 그 1년 후 이전한 것이다. 한편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석조건물만 남은 채 목조건물은 모두 불에 타버려 캠퍼스 모습은 황량하기도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스팀슨관은 본관, 언더우드관이 학생회관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백양로에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는 것과 달리 당시에는 백양나무가 서 있었다. 1921년 우리대학교 농과대 졸업생들이 담쟁이 넝쿨과 백양나무를 심었으나 현재까지 연세의 특색으로 남아있는 담쟁이 넝쿨과는 달리 백양나무는 수명이 짧다는 이유로 지난 1969년 은행나무로 교체된 것이다.

지난 1970년대에는 분수대 및 학생회관, 중앙도서관이 완공되고, 학교 앞 지하도가 생겼다. 또한 사람만 겨우 통과할 수 있을 만큼 비좁고 항상 물이 고여 있던 학교 앞 굴다리가 확장되면서 신촌로터리에서 백양로까지 포장됐다.

지난 1980년대에는 종합관, 외솔관, 백주년 기념관이 들어서는 등 캠퍼스는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우리대학교 77학번인 김석환교수(이과대·천문우주)는 “지금 연희관이 내가 학교 다닐 때에는 이과대였고 그 뒤에는 10평 남짓의 연못이 있었는데 현재는 그 모습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이과대 6층에서 공부하다 창밖을 내다보면서 연못가 벤치에서 데이트 하는 연인을 보는 것이 낙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신촌일대의 변화

우리대학교 캠퍼스의 변화만큼 학교 주변의 모습 또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재 자리에 학교가 세워졌을 때만 해도 주변에 인가가 없어 기숙사생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시내에서 통학을 해야 했다. 기차를 타고 신촌역에 내려 이화여전을 지나 현재 세브란스 병원 터인 포도밭을 건너와야 했다. 하지만 연희면이 서울시로 편입돼 인구가 늘어나면서 신촌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현재의 신촌로터리인 노고산 로터리가 생긴 후 청량리-신촌 간의 버스가 생기고 신촌 시장의 규모도 커졌다. 21년 동안 학교 앞 같은 자리에서 꽃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정옥련씨(46)는 “옛날에는 학교 앞 신촌 시장이 미제물건으로 굉장히 유명했다”며 “또한 꽃집을 시작하기 전만 해도 지금 신촌부근 대부분이 주택가였고 학교 앞에 작은 서점들이 많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그러나 정씨는 “백화점이 생기면서 시장이 죽었고, 거리도 지금은 노래방이나 술집 등 유흥 업소들로 가득하다”며 아쉬워했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대학가 특색 역시 변했다. 1970,80년대에는 소극장에서 연극 등의 공연이 활발했는데, 땅값이 오르면서 이러한 소극장들이 홍대 일대로 옮겨졌다.

대신 상업이 발달함에 따라 그 자리엔 유흥가들이 밀집하게 됐다. 하지만 최근 신촌의 한 골목이 ‘걷고싶은거리’로 지정되면서 신촌거리는 새로운 모습을 꾀하고 있다. 창천동사무소 서무주임 박융규씨는 “대학가를 유흥가보다 문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며 “2001년부터 서울시에서 창천동 일대를 ‘걷고싶은거리’로 지정해 공연시설 마련 등 젊은이들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의 모습은 120년 동안 많은 변화를 이뤘다.

앞으로 연세의 교정에는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 변화는 발전이 될 수도 쇠퇴가 될 수도 있다. 지난 시간이 중요한 것은 앞으로를 준비하는 교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20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걸어온 길을 한 번쯤 뒤돌아보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이다.

손령 기자  son4eve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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